맡겨놓은 세탁물은 어떡하라고
맡겨놓은 세탁물은 어떡하라고
  • 이성훈
  • 승인 2010.04.05 09:51
  • 호수 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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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방 주인, 세탁물 통째로 들고 야반도주

빨래방 주인이 어느 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세탁물을 들고 사라져 주민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중동 A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 영업사무소 옆에 위치한 B빨래방이 한 달 전쯤 세탁물을 모두 들고 자취를 감췄다는 것. 현재 빨래방이 있던 자리는 한 건설업체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A아파트 영업사무소에 따르면 “빨래방 주인이 한 달 전 갑자기 사라져 이곳을 이용하던 주민들의 문의가 잇따랐다”며 “관리비도 최근 두 달이 밀린 채 납부하지도 않고 하루아침에 세탁물을 모두 들고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로서도 연락처는 물론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 아무것도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B빨래방은 10년 전부터 이곳을 분양받아 꾸준히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빨래방 주인이 사라진 사실은 아파트 경비원들도 정확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이곳 아파트 경비원은 “빨래방 주인이 최근 어디에 취직했다는 얘기를 듣고 빨래방을 처분하고 이사 간 줄 알았는데 도망간 사실을 몰랐다”며 “이 빨래방이 최근 장사가 잘 안 된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주민들의 피해다. A아파트를 비롯해 이곳 빨래방을 꾸준히 이용하던 주민들은 맡겨놓은 세탁물을 찾지 못해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다. 5년간 B빨래방을 이용했던 한 주민은 “세탁물 수백 벌이 하루아침에 없어져 고객들의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며 “우리 집은 양복 한두 벌 정도로 비교적 피해를 적게 입었지만 가죽옷 등 고가의 옷을 맡겨놓은 사람들은 어떡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주민은 “중고 세탁물을 팔아봤자 얼마나 남는다고 그 많은 옷을 다 가져가버렸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이웃끼리 믿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현재 이 빨래방 주인이 무슨 연유로 사라졌는지 주민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다만 채무 관계로 야반도주한 것이 아닌지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한 아파트 주민은 “오랜 이웃으로 서로 믿고 세탁물을 맡겼는데 하루아침에 맡겨놓은 세탁물을 몽땅 도둑맞았다”며 “빨래방 주인이 죄를 짓고 어디 가서 발 뻗고 편안히 살 수 있을 지 걱정이다”고 안쓰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