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버린’ 아이들 보행권
‘사라져버린’ 아이들 보행권
  • 최인철
  • 승인 2010.04.12 09:19
  • 호수 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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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광양경찰서-광양서초 구간 도로 위험천만

구 광양경찰서와 광양서초등학교 사이 일부 도로에 인도가 설치되지 않아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탓에 수차례 민원이 제기됐지만 광양시는 예산타령만 하고 있다. 특히 이들 구간은 광양초등학교 등하교길로 이용되고 있는 까닭에 아이들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어 인도 설치 등 보행권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광양여고와 광양교통광장 사이 신호등이 없는 사거리는 광양여고에서 옛 광양읍사무소 구간을 통행하던 차량 대부분이 이 도로를 이용하면서 교통사고의 무법지대라는 악평을 듣고 있다.

구 광양경찰서에서 남일호텔에 이르는 50여 미터 구간. 이곳은 아침이면 출근하는 차들과 영업을 시작한 트럭들의 통행이 빈번하다. 하지만 곳곳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이 많아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중앙선을 타고 위험한 고개운전을 하기가 일쑤다. 무엇보다 등교하는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돌발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길 어디에도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는 공간은 찾아볼 수 없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관통하는 도로의 여건상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인지 애초에 인도가 설치되지 않은 탓이다.

시민들은 달려오는 차를 피해 걷다보니 종종 위험한 순간이 맞게 된다. 더구나 어디로 튈 지 예측할 수 없는 어린 학생들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드는 예가 많아 자칫 인명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매우 높다.

한 대원은 “사거리 건널목에서 아이들의 등하교길을 돌봐주고 있지만 아찔한 순간이 매번 반복된다. 앞만 보고 달리는 아이들에다 과속으로 통과하는 차량, 순간 방심하면 큰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며 “마음 졸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아예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학교까지 데려주는 경우도 많다. 한 학부모는 “인도도 없는데 바로 옆으로 차가 지나가서 부딪힐 염려가 있어서 날마다 아이를 데려다 주고 있다”며 “굉장히 위험하고 불편하다”고 털어놨다.

당연히 보도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인도를 설치해 줄 것을 광양시에 요구했지만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언제 시행될 수 있을 지 짐작조차 되지 않아 학교당국과 학부모들은 마음만 졸이고 있다.

허만호 광양서초 교장은 “인도설치를 위해 몇 차례 광양시와 협의를 했지만 광양읍 관련부서와 협의하라는 등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며 “아이들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시급히 보도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