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심사 때 현장여건 반영 필요
설계심사 때 현장여건 반영 필요
  • 최인철
  • 승인 2010.04.19 09:28
  • 호수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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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건반영 안 되면 부실과 예산낭비 키워”

광양시가 추진 중인 관급공사의 일부 실시설계가 현장여건과 동떨어져 공사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농로포장공사 등 소규모 공사에 대한 실적위주의 사업비 절감정책이 부실시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어서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

지난 14일 이성웅 시장과 명품도시 건설 및 부실공사 방지를 위한 시설직 공무원 간담회에서 대다수 공무원들은 실시설계가 공사현장여건과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결국 지역경제 위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형철 건설과 토목담담은 “SOC사업 가운데 일부 현장에서 연약지반 등 사업현장의 여건이 반영되지 않은 등 정보수집에 문제가 있다”며 “부실시공에 대한 사전예방을 위해서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실적위주의 사업비 절감정책 때문에 소규모 공사의 경우 업체가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며 “특히 저단가로 책정된 조달청의 입찰방식이 제 규격에 맞지 않는 품질 미달사례까지 초래해 부실시공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원인이 된다”고 꼬집었다.

이 담당은 “적정예산 미 반영에 따라 공사가 장기화되거나 연속성의 단절을 가져오고 있다”며 “효율적인 공사 추진을 위해 예산확보의 지속성이 함께 연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남택 과장도 “입찰방식이 최저가로 이루어지는 것은 결국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많다”며 “소규모 공사에는 입찰을 지양하고 우수제품들이 조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김성규 진월면장도 “마을 안길이나 농로포장공사 시 현재 차량통행 기준을 15톤으로 기준하고 있으나 사실상 20톤에서 24톤 차량이 많다”며 “이런 기준으로 공사를 시행할 경우 도로가 곧 파괴되는 만큼 설계할 때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도로가 파괴되면 근면적인 예산을 핑계로 전면적인 개보수 없이 땜질식공사를 실시해 오히려 수많은 예산을 낭비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며 “현실과 여건을 감안한 예산투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상표 항만국장은 “소규모 공사일수록 효율성이 낮고 여건도 불량에 사업자들이 손해가 예상될 경우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며 “시설직들이 소신을 갖고 일을 추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에서의 지적 등을 우려해 계약이나 설계부서에서 여건을 반영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여건이 반영 안 된 것에 대해서는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회상 설계심사 담당은 “앞으로 공사 시행전에 시설직 공무원들의 의견을 교환하도록 해 설계에 반영토록 하겠다”며 “하지만 근본적으로 국토해양부의 품생기준이 바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