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신호 체계…연동시스템 구축은 말뿐
이상한 신호 체계…연동시스템 구축은 말뿐
  • 최인철
  • 승인 2010.04.19 09:30
  • 호수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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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진 후 좌회전 도입이후 시민불만 폭주
신호체계가 직진 후 좌회전으로 바뀌며 신호 연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곳이 있어 운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사진은 마린센터 앞 교차로.
순천 연향동에서 광양제철소로 출근하는 김 아무개(44)씨. 그는 매일 출근 차량이 붐비는 월드마린센터 입구에 차를 세우면서 고민에 빠진다. 이해할 수 없는 신호체계 때문이다. 이곳은 월드마린센터로 진출입하는 신호등과 광양항과 중마동으로 진출입하는 사거리 신호등이 불과 10미터 남짓 거리를 두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 신호체계는 이상하다. 마린센터 진출입 신호가 파란불이 커졌는데도 광양항 진입 사거리는 여전히 빨간불이거나 마린센터 진출입 신호가 빨간불이 커지면 광양항 진입 사거리는 파란불이 켜지기 때문에 신호를 무시하고 운행을 해야 하나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많은 차들이 신호를 무시한 채 운행하다 경찰에 적발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상황은 이곳을 지나도 마찬가지다. 중마동으로 진입하는 모든 신호체계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직진 후 좌회전 체계로 바뀌면서 연동체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지만 광양항과 배후단지로 연결되는 신호시간도 중마-마린센터 간 신호시간과 동일해 이 일대 교통 혼잡을 부추기는 주범이다.

김 씨는 “교통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 모든 시군에서 교통신호 연동체제를 갖춰가고 있는 마당에 광양시 곳곳의 교통신호체계는 거꾸로 가는 것 같다”며 “특히 신호를 무시하고 운전하다 적발이라도 되는 날이면 운전자들로서는 골탕을 먹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광양지역 교통신호등 연동체계가 정반대로 가고 있다. 특히 경찰청이 지역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실시한 직진 후 좌회전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도로 곳곳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광양읍의 경우는 대부분의 도로가 이런 현상을 빚고 있다. 광양여고-실내체육관 구간이나 오성아파트-하이스코 구간, 광양경제자유구역청-오성아파트 구간 등 도심을 통과하는 대부분의 구간이 신호연동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는 상황이다. 또 길호대교에서 광양제철소본부 앞 도로도 마찬가지다.

한 택시기사는 “도로 신호체계가 연동화 되지 않은 탓에 시간과 연료 등 손해가 막심하다. 시간이 돈인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참 답답한 노릇”이라며 “특히 탑승객의 입장에서 보면 택시비가 많이 나오는 등 손해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직진 후 좌회전을 실시한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신호연동화는 교통흐름은 물론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절감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서둘러 재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그동안 광양시가 추진한 연동체계로 인해 순천과의 시간소요가 그 전보다 10분 이상 단축되는 효과를 봤지만 직진 후 좌회전시스템이 실시되면서 연동시스템 구축사업이 지난해 이후 중단됐다. 그동안 갖춰졌던 연동체제도 엉망이 됐다”며 “이로 인한 민원이 상당히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신호체계는 경찰서 관할이어서 개선대책을 경찰서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광양경찰서도 “현재 연동시스템에 대한 보완작업을 하고 있다”며 “광양시와 주기적으로 협의해 상반기 중 미흡한 연동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시가 지난해 교통신호 연동체계 개선사업을 추진한 결과 연간 165억원의 교통혼잡비용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