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호ㆍ정경환 파란의 주인공 되다
백성호ㆍ정경환 파란의 주인공 되다
  • 이성훈
  • 승인 2010.06.07 09:34
  • 호수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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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텃밭서 당당히 이름 올려

이번 선거 최대 이변이자 파란의 주인공은 시의원 나선거구(골약ㆍ중마) 당선자인 민주노동당 백성호ㆍ무소속 정경환 후보다. 이들은 나선거구에서 민주당 텃발을 제치고 당선돼 민주당에게 굴욕을 안겨줬다. 특히 백 당선자는 1등으로 당선되며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깨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후보들은 하나 같이 “시민의 승리”라며 감사를 표했다. 백성호ㆍ정경환 후보의 당선 과정을 복기해보자.

민노당 백성호 당선자는 지역에서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민노당 무상급식추진단장, 08-09건설노조 건설기계 광양지회장 등 주로 노동계와 진보단체에서 활동한 것이 전부. 이번 선거에 출마하기 전까지 어느 누구도 당선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그동안 민노당에서는 선거때마다 후보를 내세웠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패인으로는 공약은 좋지만 민노당에서 오는 거부감도 상당했고 이곳이 민주당의 텃밭이기 때문이었다.

백성호 당선자는 출마를 선언하면서 부지런함으로 승부했다.
예비 후보에 등록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을 치르면서 백 후보는 아침 일찍 컨테이너 사거리에 나가 유권자들에게 인사하며 얼굴을 알렸다. 백 후보의 부지런함을 두고 주민들은 ‘부지런한 사람, 겸손한 사람’이라며 하나같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칭찬은 입소문을 타고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백 당선자는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 다녔다. 밤에는 중마 시장을 돌며 상인, 손님들과 인사를 하고 소주잔을 기울였으며 상가 곳곳을 다니며 고개를 숙였다. 선거가 중반에 치르자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백 당선자의 이름이 상위권에 오르기 시작했다. 잘하면 당선도 가능하다는 판단도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다.

6월 2일. 선거 결과가 나오자 백 후보 캠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당선의 기쁨뿐만 아니라 1등으로 당선되며 화제의 주인공이 된 것.
백 당선자 캠프의 안창균 사무장은 “1등 당선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안 사무국장은 “백 후보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진정으로 유권자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겸손한 모습을 보인 것이 표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결국 부지런하고 겸손한 이미지가 먹혔다는 이야기다.

또한 백 당선자가 공약했던 무상급식 정책 역시 주부들의 표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백 후보는 또한 ‘민노당=투쟁=강성’으로 인식되는 노동계 이미지를 부드러움으로 승부해 시민들에게 민노당에 대한 거부감을 상당히 희석시켰다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중마권 지역 노동자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이번에는 바꿔보자”는 인식이 결국 1등 당선이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백성호 성실·겸손으로 강성 이미지 바꿔
정경환 뒤늦은 출발, 고향서 전폭적 지지 

 나선거구 정경환 후보의 당선은 또 하나의 파란이다. 정 당선자는 지난달 10일 무소속으로 예비후보에 등록한 후 13일 후보로 등록하며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너무 늦게 출마하는 바람에 정 당선자가 당선되리라고는 후보 캠프 외에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후보 캠프 내에서도 “잘 될 것”이라며 의례적인 인사를 했지 정작 당선에는 회의적인 반응도 상당했다. 하지만 본격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서 정 당선자의 기호인 ‘러키세븐’ 효과는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정 당선자는 행운의 숫자인 기호 ‘7’과 함께 무소속임을 알리는 하얀 색을 중심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홍보했다. 정 당선자 본인부터 정장을 벗고 흰색 점퍼와 와이셔츠를 입고 선거운동에 나섰으며 다른 선거 운동원들도 하얀색 옷을 바탕으로 지지세를 넓히기 시작했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정 후보 캠프 내에서는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며 당선을 자신하기 시작했다.
정 후보 당선에는 골약동 유권자의 힘이 컸다. 한동안 시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던 골약동으로서는 이번에 정 당선자의 출마로 표심은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정 당선자는 골약동에서 1496표 중 695표를 얻어 절반을 석권하며 이 지역에서 1등을 차지했다. 중마동에서도 1만 6286표 중 2974표를 얻어 총 득표수 3811표로 민주당 이서기 후보에 이어 3위로 당선됐다. 다른 후보들의 선거 준비 기간에 비하면 정 후보는 그야말로 짧은 기간 동안 선거 운동을 통해 당선되며 이번 지방선거 최대의 수혜자로 떠올랐다.    

정경환 당선자는 “이번 민주당 경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제도권 정당정치의 한계와 독선을 보았다”며 “골약ㆍ중마동민들의 계속적인 출마 권유에 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당선자는 “유권자들의 열화와 같은 사랑과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경험과 지역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골약ㆍ중마동을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