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조직 내실화없는 국제화는 구호에 불과"
"예산·조직 내실화없는 국제화는 구호에 불과"
  • 지정운
  • 승인 2010.12.27 10:22
  • 호수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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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된 국제매화축제, 예산은 작년보다 줄어
지난 14일 개최된 제15회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위원회 회의 장면.

광양시가 매화문화축제를 국제적인 축제로 승격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그에 수반되는 예산은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어 말뿐인 국제축제를 추구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시가 제15회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위원회에서 밝힌 기본계획과 세부 추진계획을 보면, 명품 광양매실의 세계화를 위해 중국과 일본 등 매실 관련 국가가 참여하는 국제적인 축제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행사명도 국제매화문화축제로 바꾸고 국제매실심포지엄과 각국 대사와 영사 등 외교관을 초청해 팸투어 등을 실시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시는 광양~시모노세키간 카페리 운항에 따른 일본 관광객 수용태세를 확립하고 차별화된 콘텐츠와 차질없는 준비로 문화체육관광부 축제로 지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과는 달리 이날 보고된 2011년 예산집행 계획안을 보면 2억5000만 원으로 지난해 집행액 2억5200만 원보다 적다. 거창하게 국제화를 내걸었지만 정작 예산은 그대로서 어떻게 국제화를 한다는지 궁금하다는 것이 주변의 반응이다.

이때문에 민선 6기 이성웅 시장이 부르짖는 문화와 예술이 충만한 ‘광양르네상스’는 구호만 요란한 행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축제위원은 “각종 평가보고서 등을 통해 매화축제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확인됐는데도, 제한된 예산으로 행사만 꾸역꾸역 치르러 한다”며 “조직과 예산 등 축제의 내실화가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국화니 국제화니 하는 것은 구호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 위원은 또 “물론 국제화라는 시도는 중요하고 발전적이지만 프로그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외형적인 것만 이야기하고 있다”며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맥 등을 동원해  의욕만으로 추진하는 축제는 한계에 봉착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축제 예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가용예산 범위 내에서 다른 축제 예산을 줄이고 매화축제에 집중하는 방법이 있고, 현실적으로 가장 이상적이며, 용역결과와 지역 내 여론 등을 등에 업으며 이론적 토대로 갖췄지만 지역구 시의원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집행부 입장에선 쉽게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 예산 운영 기조와는 다르게 페널티를 감수하고 예산을 늘려 페널티 이상의 성과를 창출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는 정책 결정권자의 의지가 필요한 부분으로, 윗선의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실무진에서 페널티가 예상되는 예산을 편성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고 아쉬워했다.

한편 축제위원회는 제15회 국제매화문화축제를 내년 3월 12일부터 20일까지 9일 동안 매화마을 일원에서 행사를 갖기로 지난 14일 결의했다.

개막일을 놓고 12일과 19일이 검토됐지만 구례 산수유 축제가 17일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는 꽃 축제의 상징성을 부각시키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이어 진행된 축제위원장 선출에서는 황재우 광양포럼 이사장과 한범수 한국관광학회장이 공동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지정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