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심사평
백일장 심사평
  • 광양뉴스
  • 승인 2011.06.20 09:41
  • 호수 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양문인협회(심사위원장 공공로)

광양에서 해마다 광양신문이 주최하는 윤동주 백일장이 열리고 있어 광양문학인의 한사람으로서 매우 기쁘고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올해 응모작들의 수준이 작년에 비해 부족하다고 보여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시 부문에서는 전체적으로 눈에 띄는 수작이 없었다.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시상을 전개하기보다 소재에 대한 가시적 묘사에 그치거나 관념적 서술에 머문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산문은 시에 비해 많은 응모가 있었다. 평에 앞서 백일장의 의미를 모르는 학생들이 다수 있어서 한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백일장의 시제는 임의로 고쳐선 안 된다. 학교에서 시험 문제를 마음대로 바꿔 쓸 수 없지 않은가? 심사위원들의 손에 마지막까지 남은 작품이 5편이었다. 조은 학생의 ‘달력’은 가족들의 일상적인 생활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낸 점이 뛰어났다. 정미자 학생은 사춘기 소녀의 내밀한 감성을 자신만의 ‘노래’에 담아 잘 표현했다.

유수연 학생의 ‘나의 노래’는 단연 묘사가 뛰어난 글이었다.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고민과 그리움을 잘 묘사하고 있으나 지나친 수식어의 남용이 글의 주제성을 흐리게 하는 점이 티로 남았다. 이고운 학생의 ‘내가 아끼는 것’은 작품의 주제성이 잘 표현된 수작이어서 마지막까지 대상작과 겨루었다. 자신의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사소한 것들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을 담담한 필체로 표현하고 있어 진정성이 매우 뛰어났다.

정여진 학생의 ‘내가 아끼는 것’은 가족의 사별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죽음’이란 비교적 무거운 주제를 감정을 절제하며 무리 없이 묘사한 점이 훌륭하였다. 특히 할머니에 대한 과거의 회상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이끌어 가는 힘이 돋보였다. 광양지역에서 좋은 글을 쓰는 학생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어 광양문학의 미래가 더 밝아질 것을 예감하며 수상한 학생들의 노력과 정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