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해외 진출 막을 방법은 ‘없다’
선수 해외 진출 막을 방법은 ‘없다’
  • 이성훈
  • 승인 2011.06.27 09:44
  • 호수 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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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아웃 조항이 유일…친정팀 복귀도 힘들어

 


전남 공격수인 지동원이 지난 22일 영국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 행을 확정했다. 지동원의 이적설이 나돌고 확정되기 까지 약 3주 동안 지동원과 전남 드래곤즈는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지난해 전남에 입단한 지동원은 일 년간 몸담은 후 해외로 진출하게 됐다. 팬들은 지동원이 해외진출을 통해 기량을 발휘해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내심 전남에서 미처 꽃을 피우지 못하고 떠나는 것에 대해 섭섭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남에는 지동원 뿐만 아니라 윤석영, 이종호 등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해외 진출의 꿈을 꾸고 있다. 만일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할 경우 어떻게 될까. 현재로서는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지동원은 지난해 전남과 3년 계약을 맺었다. 제주도 추자도가 고향인 지동원은 전남 유소년 클럽인 광양제철고를 졸업 후 곧바로 전남에 합류했다.

구단에서 유망주들을 확보하는 노력은 치열하다. 선수를 비롯해 부모들에게 끊임없는 설득은 물론, 유소년 클럽의 장점과 대우, 프로구단의 비전에 대해서도 방향을 제시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펼친다. 예전에는 전국적으로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했지만 요즘에는 지역별로 유소년클럽이 있고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서 해당 지역 유소년클럽으로 입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소년클럽에서 기량을 갖춘 후 프로팀에 입단할 때 선수들은 보통 3년 계약을 맺는다. 전남 관계자는 “축구 선수는 짧은 기간 동안 프로에 몸담고 타 팀 이적, 부상 우려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해 보통 3년 계약을 맺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동원은 전남에 입단한 지 일 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외로 진출할 수 있었을까. 국내에서 계약을 끝내지 못하고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위약금을 지불하는데 비해 해외 진출은 피파 규정인 ‘바이아웃’ 적용 받는다. ‘바이아웃’은 상대 구단이 지정한 금액 이상을 이적료로 지불하면 그 구단의 동의 없이도 선수와 개인협상을 할 수 있는 조항이다.

구단 차원에서 다른 팀으로 부터 선수를 보호하려는 조항인 것이다. 지동원이 전남과 맺은 계약서상 ‘바이아웃’ 금액은 75만 달러(약 8억2천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이 금액 이상을 구단에 제시하면 구단에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해외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외 구단의 러브콜이 있어야 가능하다. 전남 관계자는 “선수가 가고 싶어 가는 것이 아닌 해외 구단에서 해당 선수를 철저히 분석해 협상을 펼친다”며 “실력이 없으면 해외 진출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동원이 해외 활동을 마치고 국내로 복귀할 경우 어떻게 될까. 이럴 경우 전남과 우선 협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남 소속으로 활동하는 것은 보장할 수 없다. 선수 국내 복귀는 해외 활약이 성공과 실패했을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우선 성공해서 국내로 복귀할 경우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지동원이 몇 년 후 크게 성공해서 국내 복귀를 원한다면 전남과 우선 협상할 수 있지만 이적료를 감당하기에는 큰 부담이 따른다. 결국 수도권 등 돈 많은 구단으로 갈 확률이 높다. 해외 무대 적응에 실패해 어쩔 수 없이 국내복귀를 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구단이 선수 기량, 몸 상태 등을 철저히 체크하는 까닭에 섣불리 계약하기도 부담스럽다.

국내 복귀해서 기량을 되찾을 수 있지만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를 종합해보면 지동원을 비롯한 전남 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할 경우 친정 복귀는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전남은 유망한 선수들을 배출해 이적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수익과 구단 이미지 향상이라는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프로 구단도 엄연한 사업”이라며 “우리 구단에서 좋은 선수를 배출해 이적을 시켜 그만큼 수익이 생기면 유망한 선수들을 영입하고 유소년 시스템에도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동원은 전남에서 뛰고 유소년 클럽에서 활동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늘 구단에 고마움을 표시했던 선수”라며 “이적 협상 과정에서도 구단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남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제2, 제3의 지동원을 만들기 위해 더욱더 노력 할 것”이라며 “지동원이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분들이 함께 축하와 격려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