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연속성을 지키자
생명의 연속성을 지키자
  • 광양뉴스
  • 승인 2011.08.2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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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기 전 광양시의회의원
나는 공짜로 책을 빌려볼 수 있는 재미에 빠져 시립도서관을 자주 애용한다. 최근에 후쿠오카 켄세이의 “즐거운 불편”을 읽고, 포스트 공업사회를 고민해야할 우리 지역사회의 현실을 생각하면서 몇 자의 단상을 적어본다. 이 책은 소비와 행복에 대한 저자의 자발적 실천기록과 각계각층에서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고 있는 사회 저명인사들과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현대인은 과잉생산과 과잉소비 시대의 미망에 젖어, 규격화되고 정형화된 사회발전과정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고 추구하면서 살아 왔다고 한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대량생산으로 인해 단순히 생활용품의 충족이 이뤄졌을 뿐 우리들의 생활자체가 만족되고 환경이 풍요로워 진 것은 아니지 않는가. 우리가 지금까지 갈망하고 얻어온 것은 대개 눈에 보이는 부분으로 숫자나 표로 쉽게 나타낼 수 있는 것들 이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잃어버린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 말이나 숫자로 잘 표현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절대적 빈곤을 극복하는 염원을 어느 정도 공업화로 이뤘지만, 공업화 일변도의 정책결과는 자연파괴와 환경문제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공업화가 경제발전과 사회발전의 최종단계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류의 생존조건과 생필품의 생산조건이 지금까지는 정비례 한 것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역작용이 이곳저곳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음을 우리는 실감하고 있다.

사람, 인간, 삶의 참 가치는 생명의 연속성을 지키는데 있다.
한세대를 어떻게 살 것인가에만 집착하는 한세대주의가 아니라 미래와 후손도 챙길 줄 아는 아량과 타인을 위해 힘이 되어주고, 보듬을 수 있는 공존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이 지역에서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시민들이 은퇴 후에도 여기서 살고 싶어 하고, 후손들에게 길이 남겨줄 만한 가치가 있는 사회로 이 고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사회지도자들은 명성을 높이고, 역사에 이름을 남기며, 사회에서 특별하게 인정을 받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이란 생각을 버리고, 진짜 가치 있는 삶은 생명의 연속성을 지켜가는 것이란 것을 자각하고, 공업화(그것도 중공업으로)된 사회적 선진화가 아니라 자연계의 생명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순환하면서 존재하는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얼마 전 모 일간지에서 -이젠 “자본주의 4.0”이다.―라는 특집기사를 본적이 있다. “자본주의 4.0”은 따뜻한 자본주의를 말한다고 한다. 50년 한강의 기적은 이제 한계에 부딪혔으며, 다 같이 행복한 성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더 이상 GDP(국내총생산)로는 안 되며,GNH(국가행복지수)를 높이는데 국가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부의 재분배로 사회통합이 필요하며, 기업이 욕심을 줄여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지역의 대표기업이 시민들에게 앞날의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도출해 내야 한다. 당장 무엇인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내일 하겠다는 것은 안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일은 또 다른 내일에 하겠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