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압초 ‘토요 방과 후 활동’ 인기 프로그램 운영비 마련 ‘속앓이’
다압초 ‘토요 방과 후 활동’ 인기 프로그램 운영비 마련 ‘속앓이’
  • 지정운
  • 승인 2012.04.02 10:04
  • 호수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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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 너무 너무 기다려져요”
다압초 어린이들이 로봇과학시간에 집중하고 있다.
주 5일제 수업이 전면 실시되면서 도시 지역의 학부모들의 우려와는 달리 다압초등학교(교장 고영희) 어린이들은 오히려 토요일이 손꼽아 기다려 진다. 다압초등학교는 전교생이 48명인 소규모 학교다. 광양에서도 가장 주변부에 위치한 이곳은  학원이나 변변한 문화적인 놀이 공간도 부족하며, 가정에서 아이들의 공부를 돌보아 줄 수 있는 여건도 갖추어지지 않은 지역이다. 이런 까닭에 이곳의 어린이들 일부는 섬진강을 경계로 맞닿아 있는 경남 하동읍으로 학교를 다니는 경우도 많다.

실제 다압에 거주하면서 하동 지역의 초등학교를 다니는 학생이 20명을 훌쩍 넘고, 유치원생은 이보다 더 많은 30명 선을 보인다. 그래서 이 학교는 올해 시작되는 주5일제 수업 전면 실시를 계기로 학교도 살리고 학생들의 특기 적성도 계발하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개설 운영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돌봄교실과 축구, 로봇과학, 가야금, 바이올린 등이다. 물론 참가하는 학생들의 희망을 고려했다.

우선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돌봄 교실’이다. 돌봄교실은 학기 초 1개반으로 편성되었으나 토요프로그램 참여자가 너무 많아 두 개반을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청에서도 배려를 한 프로그램이다. 로봇과학은 이형옥 순천대 사범대 부학장이 직접 학생들을 지도한다. 학생들은 직접 만든 로봇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고 신기해 하면서 앞으로 로봇경진대회에 참여하고자 하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시골 학교를 찾아 매주 먼길을 달려가는 이 교수는 “벽지의 어린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갖도록 내가 가진 것의 일부를 제공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라며 흐뭇해 했다.

축구프로그램은 광양시 생활체육회 우수 지도자를 초빙해 놀이를 통한 체력단련과 협동심을 기르고 있다. 또 문화 감성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국악과 양악을 학생들에게 체험케 했다. 가야금과 바이올린을 배우는 학생들은 아름다운 선율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이예진 다압초 학생회장(6년)은 “토요일이 되면 TV를 보거나 집에서 엄마 잔소리만 들었는데 학교에 오면 친구들도 만나고 재미나는 방과후 프로그램과 맛있는 간식을 먹게 되니 좋다”며 “매주마다 토요일이 손꼽아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다압초는 앞으로 토요 활동을 더욱 확대해 전남과학축전 참가, 여수 엑스포 관람, 음악회 및 뮤지컬 관람, 내고장 문화탐험 등의 토요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부푼 희망과는 달리 학교 측은 프로그램 운영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영희 교장은 “농촌 어린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더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지만, 운영비가 턱없이 부족해 안타깝다”고 말한다. 고 교장은 “1개 프로그램 당 연간 540만원 정도의 강사료 외에 적당한 운영비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는다”며 “대안으로 지역사회 유관기관의 교육기부제를 활용한 자원봉사와 더불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지원도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