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광양점 서커스 협조 ‘나 몰라라’
홈플러스 광양점 서커스 협조 ‘나 몰라라’
  • 이성훈
  • 승인 2012.05.07 09:55
  • 호수 4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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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 유니폼 협조 요청하자 “본사 허락 없다” 거절 
복지재단 저금통 설치도 거부… 반사이익만 누린다 ‘비판’

홈플러스 광양점이 지역환원사업에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오는 12일부터 90일간 열리는 광양국제월드아트서커스 행사도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국제서커스는 홈플러스 바로 옆에서 열리는데 이 기간 동안 홈플러스는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상당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서커스 행사에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반사이익만 누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월드아트서커스조직위는 최근 홈플러스에 자원봉사자들이 입을 유니폼 비용 5400만원을 협찬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역에서 수백억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우리지역 유일한 대형마트인 점, 서커스 행사장과 바로 옆에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조직위는 자원봉사 유니폼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조직위는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고 적지 않은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홈플러스 광양점은 본사에 문의한 결과 지원을 할 수 없다며 곤란한 입장을 보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형매장이 전국적으로 월 2회 휴무에 들어감에 따라 홈플러스도 연간 1조원 정도 매출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관계자는 “이로 인해 수천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본사에 문의한 결과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격주 휴무제에 따른 매출 손실과 관계없이 처음부터 지원이 어렵다는 것이 확인됐다. 홈플러스는 투자자들이 따로 있어서 계획된 예산 외에 추가로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는 대답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다른 매장의 경우 몇 년 전 국제 행사에 협조 요청이 들어왔으나 지원을 못했다”며 “일반 기업이면 우리도 할 수 있지만 본사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어렵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매장 직원들이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에 환원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현금 지원의 경우 본사에서 결정하는 것이어서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조직위를 비롯한 공무원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행사장 바로 옆에 위치해 이익을 볼 것이 뻔한데 나 몰라라 하고 있어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지역과 상생하고 환원하는 것이 기업의 도리 아니냐”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한 공무원은 “홈플러스 불매운동을 펼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주차장도 해마다 뜯어 고쳐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고 수백억 매출액을 올리면서 지역환원사업도 외면하고 기업이 우리 지역에 왜 들어왔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은 최근 홈플러스 광양점에 희망의 저금통을 설치하려다 매장 측의 반대로 철수해야 했다. 홈플러스 측은 “다른 재단에서 모금함을 설치해서 또 다른 모금함이 필요할 것 같지 않아서 거절했다”고 밝혔다.

희망의 저금통은 우리지역 터미널, 상점, 농협, 마트 등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김진환 복지재단 팀장은 “모금함에 매장 직원들이 기부하는 것도 아니고 고객들이 쓰다 남은 동전을 모으는 것인데 다른 모금함이 있다고 해서 복지재단 것을 설치하지 말라는 것은 이해를 할 수 없다”며 “대기업이 이런 조그마한 부분까지 규제하는 것은 정당하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