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국립공원 건의 토론회 결국 무산
백운산 국립공원 건의 토론회 결국 무산
  • 지정운
  • 승인 2012.05.21 10:29
  • 호수 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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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은 없고, 막말과 고성만 25일 ‘다시 한번’…국립공원 지정 ‘가시밭길’
백운산 국립공원 지정 건의를 위한 토론회가 파행 속에 결국 무산됐다. 광양시는 지난 18일 오후 2시, 광양시청 회의실에서 백운산 국립 공원 지정 건의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국립공원 지정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토론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시는 이번 토론회에서 찬반 양측의 입장을 수렴해 정부에 국립 공원 지정 건의 여부를 결정하려 했지만, 토론회가 파행 끝에 25일로 연기되는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이달 말까지 건의서 제출을 미루기 위해 정부와 협의를 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날 회의는 2시부터 예정됐지만 국립공원 지정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미리 회의장에 입장해 토론회 진행 자체를 방해했고, 결국 토론회는 무산됐다. 박노신 광양시의회 의장은 “주민들이 뜻을 골고루 듣기 위해 시의회가 집행부에 건의해 오늘의 토론회 자리를 마련했다”며 “오늘은 공부하는 자리라 생각하고 모든 말씀을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지만 주민들을 설득하지는 못했다. 주민들은 “광양시가 오늘 토론회를 마치고 21일 환경부에 국립공원 지정 요청을 계획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시장이 국립 공원 건의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해야 토론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박 의장이 “21일 건의는 하지 않도록 약속하겠다”며 토론회 개최를 설득했지만 주민들은 “의장도 못 믿겠다. 차라리 서울대에 줘버려라”며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1시간 30분 여의 파행이 계속되자 시는 일주일 뒤인 오는 25일 오전 10시 찬반 양쪽의 대표자를 선정해 최종 토론회를 열어 국립공원 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고, 주민들도 이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며 토론회는 마감됐다.

시 관계자는 “이날 열린 토론회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절차였다”며 “그럼에도 토론회를 개최한 것은 주민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말했다. 국립공원에 찬성하는 쪽은 “반대 주민들이 아무 얘기도 들으려 하지 않아 안타깝다”며 “서울대 무상양도의 상황에서 그냥 서울대로 줘버려라 하는 것은 그동안의 백운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시민들의 노력을 이해하지 못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