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성적순(?)
행복은 성적순(?)
  • 광양뉴스
  • 승인 2012.05.2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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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YMCA 사무총장

김정운 YMCA 사무총장
한국은 세계 경제 10위권의 경제 강국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행복지수 26위, 국민자살률 1위, 노인자살률 1위, 청소년자살률 1위로 불명예를 안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 67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 비교'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이 교육성취도를 측정하는 '교육'(133.85점)과 아침식사여부 운동 등 생활방식 분야인 '행동과 생활양식'(128.42점)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주관적 행복지수(주관적 건강상태와 학교생활 만족도, 개인행복감 등)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65.98) 것으로 나타나 2009년부터 4년 연속 최하위를 차지했다. 또한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가출 충동과 자살 충동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5명중 1명의 초등학생이(20%) 가출 충동을 느낀 적이 있고, 적어도 10명중 1명은(10%)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조사되었다. 조사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교육을 포함한 행동과 생활양식은 1위, 주관적 행복지수는 꼴찌’ 라는 웃을 수 없는 불행한 사실이다.

현재 청소년의 문제는 더 이상 청소년의 문제에 머물지 않고 있다. 입시경쟁, 왕따, 가출, 폭력, 자살로 사회가 겪고 있는 혼란과 사회적 비용은 헤아릴 수 없고, 특별히 학교폭력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정부와 학교, 지자체, 관련 단체, 심지어 기업에서 까지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자는 학생을 불행하게 하는 이유 중 1위가 ‘공부 때문’이라는 조사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행복한 미래와 꿈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공부 때문에 불행을 느낀다면 그들에게 성적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미 언급한 조사결과에서 보았듯이 주관적인 건강상태와 학교생활 만족, 개인 행복감은 성적이라는 조건으로 채우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라는 말에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청소년이 불행한 사회는 불행한 미래를 말하는 것 아닐까? 괴테는 기쁘게 일하고, 해 놓은 일을 기뻐하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였다. 학생들이 기쁘게 공부하고 나타난 결과에 기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금강산에는 일만 이천 봉우리가 있다고 한다. 그 많은 봉우리들이 낮은 봉우리는 낮게, 높은 봉우리는 높게, 보이는 모습 그대로 어울려 아름다운 금강산 이라고 노래한다.

그러나 지금의 청소년들에게는 성적 일등이라는 한 봉우리 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이 세상에는 수도 없이 많은 봉우리가 있다는 것, 개성에 맞는 봉우리를 찾게 하는 것, 정상을 향해 올라갈 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하는 것, 그리고 그 봉우리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수 있도록 응원하며 지지하는 것, 이것이 행복한 청소년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해야 할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