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자정리 (會者定離)
회자정리 (會者定離)
  • 광양뉴스
  • 승인 2012.06.14 09:38
  • 호수 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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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신 광양시보건소 중마지소 사무장

6월의 싱그러움과 함께 떠나야하는 머물 수 없는 이별의 종착역, 춘풍추우 35개성상의 회한의 뒤를 돌아보면 동가식서가숙 했다고는 하나 이룬 것은 거품이요. 남긴 것은 백운산하 골골이 발자국뿐이로구나. 어쩌다 보니 내 나이 예순이라. 이마에 석삼자와 미간의 내천자만이 새겨져 있을 뿐 말없이살아온 그 오랜세월이 무언지 알 수 없는 아쉬움만을 뒤로한 채 매듭을 지어야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있다.

꽃이 지기로서니 어찌 바람을 탓하랴 했는데도 나 역시 엄연한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마즈막에 한계단 더오르지 못하고 떠나는 자신이 늘 어리석고 엽렵하지 못한 범부였다고 생각하나, 그래도 막상 떠나려하니 생전부귀요. 사후문장이라 했는데 조금은 착잡하다. 그러나 사는 것이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이던가!

서문행 고시에 “人生不萬百 常懷千歲憂라” 백년을 못살면서 천년걱정을 하고 사는 게 인생이라 했지 않던가. 또한 “인생”이란 책자에서 중국  지센리씨가 밝힌 신석이란 시구에 “커다란 조화의 물결 속에서도 기뻐 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게나.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고 다시는 혼자 생각하지 마시게나" 와 같이 이제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나야할 사람이기에 차분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 어디 그리 만만한 것이던가. 그동안에 수많은 사연들중에는 즐겁고 보람된 시간도 있었으며 견디기 어려운 시련도 있었는가하면 승진의 단맛도 누락의 쓴맛도 다 만사가 화롯불 위의 한 점 눈이라는 생각이 든다.회자정리 생사필멸이라. 이 세상 어느 누구인들  이 문구를 피해서 사는 영구불멸 하는 이는 없다.

중국의 북송시대 소동파 선생은 “사람에게는 기쁨과 슬픔, 이별과 만남이 있듯이 달에게는 어두움과 밝음, 둥그러움과 일그러짐이 있으니 예로부터 온전하기는 어려워라”  했듯이 요즘은 출근을 해서 한가한 시간일때 창문밖을 바라보면은 아~이제  며칠이 지나지 않으면 반칠십세월이 막을 내리는구나! 를 생각하면서 상수도사업소 뒷산위에 파란하늘에 떠가는 흰 구름을 바라보노라면 “생야일편 부운기요 사야일편 부운멸이라”했듯 인생의 무상함이 생각을 깊게 한다. 

 정년의 서운함이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젊은 시절 이십대에 들어와서 홍안청춘 뒤로하고 나이든 육십대 백발설움 맞아 물러서니 인간백년 일장춘몽이라 가는 길이 수구초심이니 그 누구인들 슬퍼하지 아니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보면 옛말에 비단옷도 헤어지면 물걸레로 돌아가고 팔진미도 쉬어지면 수체구덩이로 내버려진다 했으니 이는 자연의 이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가하면 또 한편으로는 도연명이 관직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갈 때에 지은시 귀거래사에서 그는 이렇게 읊조렸다. “이 몸이 세상에 얼마나  머무리오 남아있을 날이 그 얼마이리 / 가고 머무는것 또한 내 마음대로 되는것도 아니니 / 이제 새삼 초조하고 황망스런 마음으로 무엇을 욕심낼 것인가? / 돈도 지위도 다 바라지 않고 /........ 주어진 천명을 즐길뿐 무엇을 의심하고 망설이랴” 라고 했듯이 나 역시 그렇게 소박하게 살고 싶은 마음 이며 덧붙혀 건강한 몸으로  정년을 맞이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면서 끝으로 직원들과의 이별을 생각하면 늘 감사와 반성의 마음을 앞세우며 광양시청의 무궁한 앞날의 발전과 그리고 시장님을 비롯한 직원님들의 행복과 건강을 이 지상을 통하여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