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비정상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준공…여론 도마 위에
광양시, 비정상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준공…여론 도마 위에
  • 지정운
  • 승인 2012.06.25 10:26
  • 호수 4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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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터질 것이 터지고 말았다”
광양시가 지난 2006년 발주해 2011년 7월 준공처리를 해준 하수슬러지처리시설. 이 시설은 당초 설계대로 정상작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광양시가 탈수기가 정상가동 되지 않아 슬러지 함수율(슬러지의 수분비율)이 폐기물관리법 기준을 초과하는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을 준공해 준 것으로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광양시 하수과와 위생처리사업소, 의회 등에 따르면 광양(1일 8톤)과 중앙하수처리장(1일 13톤)에서 발생하는 하수슬러지 처리를 위해 지난 2006년 사업비 23억 6000만원에 발주한 하수처리시설이 지난해 7월 준공됐으나 1년이 지나도록 정상가동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해당 업체에 부정당 업체 제재 조치와 하자 이행보증금을 청구하는 등 후속 보완작업을 수행하고 있다지만, 문제는 목적물의 정상가동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준공을 처리해 준 점과 당초 검증도 안된 특허 공법만을 믿고 사업을 결정한 공법 선정과정에도 의혹의 시선이 모아진다는 것.

시는 지난해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을 시험 작동한 결과 함수율이 72~79%로 조사돼 폐기물관리법 기준에 의한 함수율 75% 이하를 충족하지 못한데다 설계기준 함수율인 70% ±3%에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준공처리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시험작동 결과 준공기준 처리능력이 대당 0.8톤/hr(시간당 1대의 처리능력)에 못미치는 0.6톤/hr으로 조사됐으며 1일 처리용량(22톤) 또한 잦은 고장과 불안정한 설비로 측정이 곤란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나마 시간당 처리능력 0.8톤도 당초 계약서상의 1.6톤의 50%에 불과했지만 이마저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은 충격적이다.

더욱이 시는 전기침투탈수공법 슬러지 처리시설의 생명인 탈수기가 정상 가동되지 않자 당초 2대인 탈수기를 3대로 늘렸는데도 처리 용량이나 함수율은 낮추지 못하고 오히려 전력부족만을 부추기는 꼴이 됐다는 비난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자 시는 광양하수처리장에서 반입되는 8톤은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을 가동하고 중앙하수처리장의 13톤은 슬래그와 섞어서 처리하는 등 거액의 사업비를 들여 구축한 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채 절름발이 운영을 하는 실정이다.

문제가 된 하수처리시설의 전기침투탈수공법은 광양시가 국내 최초로 도입했으나 검증되지 않은 특허 기술로 잦은 고장과 부실시공에다 제조사의 경제사정으로 하자보수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하수과 관계자는 “준공 처리를 하지 않으면 업체를 상대로 부정당업체제제나 하자보수 등 시가 개입할 여지가 없어 불가피하게 한 조치였다”며 “시험 가동당시에는 기준을 만족시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대답은 현재 하수처리시설이 보완되고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이와 관련 복수의 시 관계자는 “광양시나 시의회가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공법을 선택한 것부터 예견된 사고인 만큼 공법선정 과정부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시의 경우 시설을 운영해야 할 위생처리사업소가 인수인계를 거부했으며, 의회도 지난해 12월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제점을 거론했지만 유야무야됐다. 이를 두고 시의 한 관계자는 “광양시가 신공법 실험실이 되고 말았다”며 “결국은 터질 것이 터지고 만 사례 중 하나”라고 간결하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