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농협 손태정 씨, 말 한마디로 금융사기 ‘막아’
광양농협 손태정 씨, 말 한마디로 금융사기 ‘막아’
  • 지정운
  • 승인 2012.09.10 09:40
  • 호수 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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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정 / 광양농협 직원
금융사기에 속아 500만 원을 날릴 뻔한 70대 노인이 농협 직원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겼다.

광양읍 도월리에 사는 김모(77)할아버지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 10분쯤 광양농협을 찾았고, 창구 여직원에게 미리 준비한 메모를 전달하며  500만 원을 입금을 요청했다.

아침 일찍 큰 돈을 송금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직원은 “누구에게 보내세요”라고 물었고, 김 노인은 “조카”라고 답했다. 여 직원은 “많이 보내시네요”라고 말을 걸었지만 김 노인은 말이 없었고, 여 직원은 다시 “혹시 전화받고 보내시는 것은 아니죠?”라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김 노인은 “아니다”라고 말한 후 송금을 확인하고 돌아갔다.

이후 5분 정도가 지났을 때 나갔던 김 할아버지가 다시 농협을 찾았다. 김 할아버지는 “내가 사기를 당한 것 같으니 해결해 달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여직원의 말을 듣고도 돈을 보냈지만 석연치 않았고, 뭔가 잘못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창구 직원 손태정(34ㆍ여)씨는 송금 시간을 확인하고 즉시 입금 취소 조치를 했다. 300만 원 이상의 현금은 송금 후 10분이 경과한 후 찾을 수 있는 규정이 생겼기에 다행이 돈은 빠져나가지 않았고, 김 할아버지는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있었다.

결국 농협을 찾은 고객을 배려하는 한마디가 금융 사고를 방지하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돈을 되찾은 김 노인은 이날 오후 다시 광양농협을 찾아 친절한 서비스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손태정 씨는 “평소 아침마다 고객을 응대하고 특히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혹시 돈을 보낼 경우 농협 직원을 믿고 앞뒤 사정을 이야기하면 충분히 직원들이 도와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노인은 이날 아침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의 통장이 범죄에 연루됐으며,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의 수사에 협조해 달라는 것이었다.

경찰을 사칭한 범인은 김 할아버지에게 잠복해 있다가 돈을 찾으러 오는 범인을 잡겠다며 500만 원을 지정한 계좌에 송금토록 유도했다.

사기범은 김 할아버지에게 “은행직원들도 범인들과 한패거리”라며 “누구에게 돈을 보내냐고 물으면 조카라고 답하라”고 쇠뇌 교육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