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밤길 ‘여대생 노린다’
캠퍼스 밤길 ‘여대생 노린다’
  • 정아람
  • 승인 2012.09.28 13:57
  • 호수 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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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학 주변 치안 허점…연이은 성추행 발생

 

최근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국민을 불안케 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대학가에서도 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이를 대비한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3일 광양 H대학 정문 앞에서 여대생이 성추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저녁 7시 40분경 수업을 마치고 학교 정문에서 기숙사로 향하던 배모(21ㆍ여대생)씨를 최모(26ㆍ회사원)씨가 뒤따라가 양팔로 껴안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강제로 추행한 것.

조사 결과 최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8시 45분경 에도 같은 장소에서 길 가던 여대생 B(20·여)씨를 껴안고 성추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서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적용,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현재 지역 근처 대학들은 CCTV와 외부 경비용역업체, 자율방범대 등을 운영하며 범죄 예방에 나서고 있지만 순찰 인력이 부족하고 학교 측도 범죄예방 의지가 없어 보여 대학 캠퍼스는 밤만 되면 범죄 사각지대로 돌변하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경찰이 캠퍼스 내 성범죄 예방활동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고, 각 대학 내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사건 등 중대범죄에 대해 별도의 데이터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학내사찰 등을 이유로 학생들이 순찰활동을 막고 있어 대학은 순찰지역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기적인 대학 내 순찰 필요성은 공감하고 일부 순찰을 하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며 “모든 대학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대학의 학생회는 학내 순찰 시 공문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학 내의 성범죄만을 데이터화해 관리하는 문제도 그 자체로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 경찰 측 설명이다. 대학 내에서 성범죄가 발생했을 때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개별적으로 대학만을 특정해 관리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 경찰은 경찰서별로 성범죄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고 대학만을 따로 분류해서는 관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성 관련 강력범죄 속에 더 이상 대학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에서 대학 내 성범죄에 대해 경찰의 순찰활동 강화와 데이터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캠퍼스 성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경찰 순찰, 캠퍼스 폴리스 제도, 전문 상담소 활성화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대학 측도 범죄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