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돕는 일에 즐거움이라는 보물이 가득”
“남을 돕는 일에 즐거움이라는 보물이 가득”
  • 정아람
  • 승인 2012.11.19 09:53
  • 호수 4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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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산 군 학생봉사활동 이야기 공모전 금상 수상자(제철초 6년)

광양제철초(교장 고문언) 6학년 조현산 군이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가 주관한 ‘제1회 학생봉사활동 이야기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그간의 봉사와 선행사실이 드러나 주위를 훈훈케 하고 있다. 조현산 군은 그동안 장애인복지관 이미용 봉사, 독거노인과 장애인 목욕, 빨래 해주기, 노인 요양원 급식도우미, 장애인들과 함께 나들이 야유회 등 8월까지 44회 176시간의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조 군은 자신을 키워준 사랑하는 할머니가 3년전 돌아가신 뒤 ‘우레 징검다리’라는 가족봉사단체에 나가면서 할머니께 못 다한 사랑을 봉사로 실천하게 되었다고 한다. 조현산 군은  “남을 돕는 일에는 즐거움이라는 보물이 숨겨져 있다”며 “즐겁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게 봉사이고, 나를 희생하지 않으면 진정한 봉사가 아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현산 군의 봉사 소감문

밝아진 할아버지 얼굴 보면 정말 행복해요

3년 전 6월, 초여름날 저를 다섯 살까지 키워주셨던 사랑하는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할머니를 잃은 슬픔이 내 머릿속에서 서서히 잊혀 지려고 할 즈음, 부모님께서 광양읍에 사시는 김00 장애인 할아버지 댁에 봉사를 가신다며 서두르고 계셨습니다.  부모님은 ‘우레 징검다리’라는 가족 봉사 단체에서 활동하시고 계시는데, 어머니께서는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노인분들과 장애인 봉사를 하면서 마음을 달래신다며 저한테도 같이 가자고 하셨습니다.

사실 그때는 봉사가 뭔지도 모르고 따라 나섰습니다. 김 할아버지 댁에 처음 들어서는 순간 전 코를 막고 말았습니다. 할아버지는 휠체어를 타야만 이동이 가능하신데, 알콜 중독 동생과 생활하시면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청소며 빨래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냄새가 나는 거라고 아버지께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전 얼른 손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김 할아버지와 처음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부모님을 따라 다니면서 봉사를 하고 있으며, 부모님이 속해 있는 봉사단에 최연소 봉사자가 되었습니다.

제가 어려운 이웃에 큰 힘이 되지는 않지만 그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기 때문에 부모님을 따라 봉사를 하려고 지금도 노력중입니다. 어두운 얼굴표정, 40키로도 넘지 못하는 왜소한 체구, 일주일을 입고 계시는 냄새나는 옷, 열악한 환경의 허름한 집…. 너무나도 가슴 아픈 김 할아버지의 모습이었습니다. 제 기억에 그날 저와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목욕탕에 모시고 가서 깨끗하게 씻겨 드렸고, 어머니와 누나는 집안 청소와 빨래를 해 드린 후, 할아버지와 함께 국밥을 먹고 한방병원에 모시고 갔었던 생각이 어렴 풋 납니다.

오래 전 기억이지만 그때 내가 받은 놀라움과 처음 경험하는 봉사활동이 제겐 큰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다들 놀라실 겁니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생기 있고 건강해지신 할아버지의 놀라운 변화를 보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처음 만났을 때 그 모습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다른 모습이 되었답니다. 우리 봉사단에서 20여 가정의 장애인과 노인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있지만 가장 애착이가고 정이 많이 드신 분이 김00 할아버지라고 부모님은 말씀하십니다.

이유는 봉사하면서 가장 처음 만난 장애인이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저도 할아버지가 가장 정이가고 좋답니다. 예전에는 밖에 나가는 걸 꺼려하시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싫어하셨는데, 지금은 영화나 나들이 야유회 가는 걸 손꼽아 기다리시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정말 뿌듯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