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18대 대선 지역별 득표 집중 분석
광양시, 18대 대선 지역별 득표 집중 분석
  • 이성훈
  • 승인 2012.12.24 09:40
  • 호수 4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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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돌파 실패…아쉽지만 선전했다”

박근혜 당선인 14.7% … 전남서 가장 높은 득표율, 금호동 28% 기록 
이번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광양에서 1만2918표를 얻어 득표율 14.72%를 기록했다.

‘마의 20%’벽을 넘지 못했지만 당내에서는 선전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20% 달성 실패에 대한 아쉬움도 묻어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광양시는 유권자 11만2866명 중 8만8097명이 투표해 78.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17대 대선 63.9%보다 15% 정도 높은 것이다. 또한 전남 투표율 76.6%와 전국 투표율 75.8%보다 높다.

투표 결과 박근혜 후보가 이중 1만2918표(14.72%)얻고, 문재인 후보는 7만4467표(84.88%)를 얻었다. 문 후
보의 독주가 당연한 결과에서 박 당선인도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당선인이 광양에서 얻은 득표율은 전남에서 가장 높다.

지난 17대 대선에서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9013표로 14.42%를 기록해 득표율이 전남에서 가장 높았다. 16대 대선에서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6871표(9.71%), 15대 대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6093표(8.19%)를 얻었다. 박 후보의 이번 득표는 역대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로 가장 높은 득표수와 득표율을 보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읍면동 지역별로 투표 결과를 살펴봐도 박근혜 후보는 골고루 10% 이상 얻으며 선전했다.

특히 금호동에서는 무려 28%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해 놀라움을 보였다. 박 후보는 중마동에서 3996표(15.2%)를 얻었으며 광양읍 2656표(10%)-금호동 2472표(28%)-광영동 1239표(18.3%) 등을 기록했다.
<그래프 참조>


특히 옥곡면을 제외하고 부재자를 포함해 전 지역에서 10% 이상 득표율을 올린 것은 주목할 만하다.  
문재인 후보는 광양읍에서 2만3713표(89.7%)를 얻어 가장 많은 득표수를 올렸고 중마동 2만2297표(84.7%)-금호동 6328표(71.7%)-광영동 5519표(81.4%)를 각각 얻었다.

문 후보는 금호동에서 70%대를 제외하고는 부재자와 전 지역에서 80% 이상 득표율을 얻었다. 하지만 문 후보의 득표율 84.9%는 전남에서 가장 낮은 득표율이다.

박근혜 선전, 지역적 특성이 영향 
광양은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새누리당(한나라당) 출신 후보들의 득표율이 호남에서는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97년 15대 대선에서는 유권자는 8만 5278명이었으며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 86%,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8%대에 머물렀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유권자 수는 9만 2134명이었으며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약 88%,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약 10%의 득표율을 올렸다.

지난 2007년 17대 대선에서 유권자는 9만8340명이었다.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4만 3204표를 얻어 득표율이 69%에 머물렀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9013표를 얻어 14.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김광영 한나라당 후보가 18.4%의 득표율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살펴보면 현 집권 여당의 득표율은 조금씩 올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광양의 환경과 깊은 영향이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있는 광양은 호남 어느 지역보다 영남 사람들의 분포도가 높다.

특히 금호동 주택단지에는 포스코와 외주파트너사 직원 중 상당수가 포항이나 영남에서 건너온 직원들이 많아 이들의 표가 직접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가장 많은 득표수를 기록한 중마동 역시 외지 인구분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작용했다.

또한 광양은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영남권과 연결되어 있어 다른 호남지역보다 지역색이 강하지 않다는 점도 한 원인이다.

최근 호남지역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도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승안 새누리당 광양ㆍ구례지역 위원장은 “예전보다 새누리당에 대한 시선은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선거운동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광양에 한번만 왔더라도…”
당직자들의 아쉬움

새누리당 광양지구 관계자들은 박근혜 후보의 득표율을 놓고 선전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아쉬움도 짙었다.

이번 대선 기간 중 박 후보가 한번만 광양에 왔더라도 20%는 무난히 기록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광양에 영남 인구도 많이 살고 신생 도시에다 영남지역과 가까워 호남에서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요충지”라며 “박 후보가 한번만 광양을 왔었다면 득표율이 더 올라갈 수 있었을 것이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는 “광양이 먼저 20%를 달성하면 조금씩 그 영향이 다른 지역에도 미칠 수 있을 것 아니냐”며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좋은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이승안 새누리당 광양ㆍ구례지역 위원장은 “광주ㆍ전남에서 민주당 표로 결집되는 바람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 국민통합에 동참해준 유권자들도 상당히 많아서 분위기는 괜찮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0% 득표율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며 “선거운동 하면서 지지해주고 격려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박 당선인께서 호남지역 인재등용과 지역발전에 대해 약속했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주실 것”이라며 “앞으로 광양을 비롯해 호남 사람들의 기대도 클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번 득표율을 기반으로 오는 2014년 치르는 지방선거 기초의원 부문에서 처음으로 지역구 의원을 배출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내년도 새정부 탄생 및 여야 정계개편에 따른 변수는 있을 수 있지만 박근혜 정부가 호남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여당의 힘이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경우 호남에서도 이변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