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택시가 ‘카드결제’ 안돼요
카드택시가 ‘카드결제’ 안돼요
  • 정아람
  • 승인 2012.12.24 10:08
  • 호수 49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사들, 단말기 고장 핑계로 사용 거부…승객들만 피해
택시안에 설치된 카드 결제기.
#1. 이 모(25ㆍ여)씨는 지난 17일 광양터미널에서 창덕아파트를 가기위해 ‘카드 택시’를 탔다.
현금이 없던 이씨가 카드결제를 요구하자 택시기사로부터 되돌아온 답은 간단하게 “안 된다”였다. 이유를 물으니 “카드결제기가 고장 났다. 애초에 탑승할 때 카드결제를 한다는 얘기를 왜 안했냐”며 오히려 화를 냈다고 전했다.

그는 “카드택시 확인 후 탑승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카드결제 여부를 얘기하지 않았다고 불친절하게 답변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2. 중마동에 거주하는 정 모(51)씨는 얼마 전 카드택시를 타고 병원을 가다가 결제하기 위해 카드를 내밀었더니 택시기사는 머뭇거리며 인상만 쓰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챘다.

정 씨는 “택시기사가 갑자기 카드결제기가 고장 났다면서 현금이 없으면 병원 앞에 내려줄테니 현금을 찾아서 결제를 해주면 안 되겠냐고 황당한 대답을 했다”며 “아무리 기본요금이라도 이런핑계로 사용을 하지 않으면 설치는 왜 해놓은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카드택시들이 카드결제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기 위해 결제기 고장이나 사용법을 잘 모른다는 핑계로 이용을 회피하고 있어 애꿎은 승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현재 광양시에 카드 결제기가 설치된 택시는 개인과 회사 택시를 포함해 410대 정도이다.
하지만 카드를 이용할 경우, 수수료를 기사들이 내야하기 때문에 카드 결제를 피하고 있다. 택시 기사들은 기본요금을 내는 손님들이 많아 이들이 카드결제를 할 경우 운행할수록 손해라는 항변이다.

현재 카드 결제 수수료는 2.5%이며 3000원을 결제했을 경우 수수료는 75원이다. 한 택시기사는 “장거리보다 단거리 손님이 많아 카드를 결제하면 수수료 때문에 남는 것이 없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드결제는 되도록 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사들의 부담액이 지나친 액수는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이용자들의 생각이어서 결국 손님 서비스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동광양택시협회 관계자는 “카드 결제 단말기는 현금이 없는 고객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며 “일부 서비스 정신이 부족한 기사들로 인해 그렇지 않은 택시기사들까지도 피해를 보고 있는데 고객들에게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택시기사들이 카드결제를 거부하다보니 카드 단말기 사용도 거의 없어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카드결제 손님이 10명중 1명꼴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아직까지는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9월부터 시행한 카드결제 서비스가 아직까지는 큰 효과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홍보를 강화하고 택시기사 교육도 꾸준히 이뤄지면 카드 단말기 사용자는 더욱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택시 카드 수수료는 내년부터 시에서 보조해줄 방침이어서 앞으로 카드 결제가 활성화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