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그리고 내 꿈, 안녕!
토요타 그리고 내 꿈, 안녕!
  • 광양뉴스
  • 승인 2013.01.2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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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제일대 기술사관 육성사업 해외연수 광양실고 조선기계과 정성관(1-3)
떠나기 바로 전 날 밤은 언제나 설렌다. 나와 함께 떠날 짐들은 빠짐없이 챙겼는지 수십 번을 더 확인한 뒤에야 잠을 이룰수 있었다. 어릴 적 동생과 함께 했던 일본 여행 이후로 두 번째로 가게 되는 일본.

이번에는 관광이 목적이 아닌 순천 제일대에서 주관하는 기술사관 육성사업 해외연수프로그램으로 참여하게 돼 더 설레었다. 3박4일 동안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됐다. 1월16일 저녁6시. 부산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카멜리아호는 기대에 부푼 나를 배에 타자마자 재우더니 미동도 없이 일본으로 데려다 놓았다.

일본에 발을 딛고 난 뒤 제일 먼저 견학해야할 곳은 바로 ‘토요타 자동차 규슈 공장’. 이번 프로그램 일정 중 가장 많이 기대했었고 일본에 대한 편견을 바꾸게 한 곳이기도 하다. 기계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고 앞으로 자동차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 나는 토요타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있었다. 공장에 들어가기 전에 대기실에서 각종 자료와 비디오 자동차 모형 등을 보며 견학할 공장에 대한 사전 설명을 들었다. 심장박동수가 빨라질수록 자동차와 만날 시간도 가까워지고 있었다.

전체적인 내부 공장의 분위기는 뜨거운 공기와 시끄러운 소음이 주를 이뤘지만 조용하고 분주하게 일하는 직원들 사이로 열정을 느꼈고 몇 년 후 내 모습을 상상하느라 어느새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책에서 자주 접했던 용접공정과 페인트공정, 조립공정, 도어조립공정 등 부품들의 모습들이 낯익었다. 미래형 자동차 영상은 눈을 뗄 수 없는 정도로 웅장하고 멋있었다.

훗날 내가 직접 만든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상상했다. 피식 웃음이 나고 심장이 두근 거렸다. 토요타 공장 견학이 끝난 후에는 일본 3대 성의 하나인 쿠마모토성, 살아 숨 쉬는 활화산 아소산, 긴린호수, 지옥온천 관광을 통해 일본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3박4일의 일정에 따라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일본 버스는 시속 100km/h를 넘어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회사와 버스가 연결이 돼서 버스 속도를 회사에서 체크하기 때문에 속도위반 시 벌점을 받게 되고 일정 벌점이 초과되면 몇 개월 동안 운전을 못한다는 것이다. 빨리만 가려는 우리나라와는 정말 대조적이다.

또 쓰레기를 볼 수 없는 깨끗한 길거리와 분주함이 없이 마음과 몸에서 여유가 느껴지는 일본인들. 우리나라도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어릴 적 누나 차를 타고 가면서 창문을 열고 쓰레기를 버렸다가 누나에게 된통 혼이 났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나도 모르게 슬쩍 쓰레기를 버렸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우리는 머리로는 알지만 무시해버리는 이런 작은 행동들을 일본인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실천하고 있다. 내 꿈도 만나고 나에 대해 많은 반성을 할 수 있었던 3박4일, 돌아오는 배 안에서 멀어져가는 일본을 바라보며 혼자 가만히 외쳤다.
“성관아, 열심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