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끝에서 만난 ‘음악’
생애 끝에서 만난 ‘음악’
  • 정아람
  • 승인 2013.07.29 09:18
  • 호수 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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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이후 새 삶 사는 백용준 씨

 

“형님, 그러지말고 봉사하러 갑시다”
삶이 고단하다고 술 한 잔 기울이러 온 동네형님한테 봉사하러가자는 한 남자. 그 주인공은 바로 백용준(48)씨다.

백용준 씨는 “철없던 시절엔 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생각 없이 살았다”며 “하지만 어떤 계기로 삶이 180도 바뀌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변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16년 전 교통사고였다.

당시 의사는 두 다리를 절단 하라고했다. 하지만 백 씨는 받아들이지 못했다.

백 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다리를 절단하는 건 못하겠더라”며 “덕분에 질리도록 병원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4년 동안 병원생활을 하며 무려 수술만 18번을 했다. 갑작스런 사고 때문에 집안 생활도 어려워지고 아내와 아들 그리고 백씨 모두가 지쳐갔다. 그냥 절단을 해버릴까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힘든 순간을 견디게 해준 것도 바로 가족이었다.

백씨는 지독한 고통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다.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는 사람들을 보며 지난날들을 떠올리며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그리고 내 기준이 아닌 세상의 기준과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어릴 적 형 어깨 너머로만 배웠던 기타를 시작으로 드럼, 색소폰, 퉁소, 하모니카, 아코디언, 대금을 연주 하기 시작했다. 음악은 교통사고를 당했던 그때의 충격을 사라지게 했다.

백 씨는 “가족과 음악이 아니었다면 나에게 오늘이란 없었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음악을 하며 매달 한 번씩 음악 봉사를 간다”고 말했다. 백씨는 병원을 나오면 늘 남에게 베풀며 봉사를 하고 살겠다는 다짐들을 지키고 살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이 삶이 무척 기쁘다고 한다.

사고 후 가족들이랑 한 식탁에서 밥 한 끼 먹는 것마저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는 백용준 씨. 백 씨의 앞으로의 목표는 더 많은 곳에서 음악 봉사를 펼치며 베푸는 것이라고 한다.

새 삶을 얻은 백용준 씨의 앞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