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녹아내린 삶에 대한 열정”
“화폭에 녹아내린 삶에 대한 열정”
  • 김보라
  • 승인 2014.04.07 09:51
  • 호수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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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자 첫번째 개인전
 “온순하고 선한 양을 통해 성실하게 살아가는 삶의 풍요로움, 넉넉함, 기쁨, 감사들을 캔버스에 담고 싶었습니다.”

운성중·고등학교 미술 교사인 조성자 화가의 첫번째 개인전. 지난달 28일부터 6일간 광양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는‘산양’을 그린 조금 독특한 그림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산양 여러마리가 얽혀 생활하는 모습이 표현된 조 화가의 작품들은 유화 특유의 거친 질감과 대담한 붓 터치가 산양의 야생성을 표현하면서도 흑백에 가까운 색감으로 표현한 명암이 양들의 순수함, 온순한 특색을 나타내주는 듯했다.

“풍경이나 꽃, 인물 등을 그리는 화가들은 많지만 산양을 소재로 하는 전문 화가는 흔치 않다.”

조 화가가‘산양’을 주 소재로 삼은 이유는 성실하고 온순한‘양’이 그의 삶과 닮았기 때문이다.

목회자의 아내인 조 화가는 8년전 쯤 양을 그린 성화를 접한 뒤 그림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다시금 꺼냈다.

예술분야에 재능이 많았던 조 화가는‘피아노’와‘미술’을 함께 전공한 그야말로 ‘팔방미인’이었다.

15년간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면서도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가 강해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다양한 새 분야에 도전하며 항상 자신을 연마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아온 조 화가지만 정작 그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붓을 잡고 있는 시간’이었다.

유화를 전공한 조 화가는 성화에 등장한 양보다‘산양’이 유화로 표현하기에 더욱 적합한 소재라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동물인‘산양’의 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봉강면의 깊숙한 산장에서 수백마리의 산양을 만나게 됐을 때의 벅찬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조 화가는 이 때 만난 산양의 모습들을 100여장의 사진으로 남겼고, 이 사진을 보면서 8년간 80여점의 양 그림들을 그려왔다.

“더 다양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다시 산양을 관찰해야 했다. 하지만 다시 찾아간 그 곳에서는 그때의 산양들을 다시 만날 수 없었다. 국내에서는 산양이 잘 자랄 수 없는 환경이라서 모두들 하늘나라로 떠났다. 마지막 남은 산양 한마리를 향해 사진기의 셔터를 눌렀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

더이상 산양의 생생한 모습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없게 됐지만 조 화가는 좌절하기보다 또 하나의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그것은 바로 직접 산양을 키우며 옆에 두고 그림을 그리는 것.

조 화가는“교사생활을 그만두면 앞에 바닷가가 펼쳐지는 폐교에 갤러리를 꾸며서 내가 좋아하는 양을 키우면서 작가생활을 하겠다”고 소망했다.

한편 조성자 화가는 태인동에서 태어나 목포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라남도 미술대전과 남동 미술대전, 개천 미술대전 등에서 특선과 우수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