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열린 교육 환경 개선방안 토론회 지상중계
‘6년’만에 열린 교육 환경 개선방안 토론회 지상중계
  • 김보라
  • 승인 2014.09.11 09:33
  • 호수 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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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대학 진학 및 인재 육성→ 다양성과 인성 개발 ‘패러다임 전환’ 필요

‘6년’만에 열린 교육 환경 개선방안 토론회의 주된 화두는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이었다.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지난 12년간 시 교육정책이‘양적인 팽창과 결과 중심의 수월성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었던 점에 대해 공감하고 향후 교육방향은 ‘교육의 질 향상과 학생들의 다양성과 인성 개발을 통한 경쟁력 향상’에 힘을 실어야 함을 주장했다.

시는 지난 3일 시청 회의실에서 민선 6기 교육환경 분야에 대한 효율적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교육관련 기관 및 사회단체,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민선6기 광양시 교육지원 시책 발전방안’을 논제로 소주제 7개 분야별 광양교육희망연대 이희정 위원장 등 16명의 토론 참여자가 발표하고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교육경비 보조 방향 △시설 및 운영비 지원 △방과 후 학교 운영 지원  △학력향상 지원 △수당 등 교원 지원  △외국어 학습  △실업계 취업 지원 등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제시하고 심도 있는 토론을 실시했다.

교육경비 보조 방향
시는 2002년 제정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 조례를 통해 교육분야에 시 예산의 3% 지원하는 등 교육환경 개선 초석을 마련했다. 이후 2012년 비율을 3%에서 5%로 늘린 이후 올해 현재 13억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양건우 장학사는 “명문학교 육성을 통한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해 실시한 지난 10년간의 집중 투자가 조금씩 성과를 맺고 있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과거 교육 방향은 수월성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어 교육 목표 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희정 광양교육희망연대 활동가는 “그동안 광양시는 우수학생의 좋은 대학 진학과 각종 시설 및 설비 등 하드웨어 개선 측면에 예산을 중점 지원했다”면서 “이제는 차별에서 지원으로 경쟁에서 협동과 평등 교육으로 목표를 전환해 아이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이를 위해 조례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특히 실무단위의 정책협의회를 구성하고 양과 질적인 측면을 포괄하는 정책 평가 기준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시설 및 운영비 지원
시는 2003년부터 교육환경 개선사업에 총 410억6000만원을 지원했다. 이중 고등학교가 206억2600만원(50.2%)으로 절반 이상의 예산을 지원받았으며 초등학교는 79억8800만원(19.5%), 중학교는 59억2700만원(14.4%)의 예산을 받았다. 공통은 65억1900만원(15.9%)이었다.

강대현 용강초등학교장은 “시설 및 운영비 지원으로 이설을 추진 중인 1개 학교를 제외한 관내 모든 초등학교에 체육관이 마련됐다”면서 “큰 틀은 마련됐는데 운동 기구나 잔디 구장 등 관련 부대 시설이나 용품 등이 부족해 앞으로는 세세한 부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희정 활동가는 “지원 내역을 보면 고등학교를 비롯한 제도권 교육에 치중된 것을 알 수 있다”면서“앞으로는 청소년들의 문화 공간 확충을 위해 예산을 편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방과 후 학교
현재 관내 초등·중학교는 100%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학생의 80.1%가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정석 장학사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2억1000만원 정도를 지원했는데 앞으로 토요프로그램이나 돌봄 교실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보여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영실 참교육학부모회 활동가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인건비 지원에만 그쳐있다”면서 “공급자 중심의 프로그램 구성과 전문 강사 확보에 대한 어려움으로 인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박 활동가는 ‘공공기관 위탁형 모델 개발’을 통한‘방과후 지원 센터 설립’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그는 대학이 설립한 교육 관련 사회적기업에 방과후학교 운영을 위탁하는 타 지자체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배의순 광양서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은 초등 과정에서는 창의력과 잠재력 향상에 주안점을 둔 예체능 중심 방과후 학습이 운영되지만 중학교 진학 후 입시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급전향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배 위원장 역시‘외부 전문 강사 초빙’의 어려움을 호소했으며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학습지 바우처 제도’ 등을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학력향상 지원
참가자들은 그동안 이 분야에 대한 예산 지원이 성적이 우수한 고등학생들의 특정 대학 입시를 위해 편중돼 있음을 지적했다.

강필성 옥룡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은 “성적우수자에 대한 지원은 백운장학회나 사회단체에 역할을 위임해도 충분하다”면서“우수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이미 타지역 전출을 고민하고 있지만 중,고등학교에만 예산이 집중돼 있어 기초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장 등에 대한 현금 지급 방식을 지양하고 대외적이고 질적인 측면을 포괄하는 평가 기준을 마련해 학교별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면서 “생태학교나 성교육, 학습준비물 센터 등을 마련하는 등 보다 다양한 측면의 학력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성종 광양중학교 선생님은 “도서관에 책은 늘었는데 활용이 잘 안되고 있다”면서 “국어 선생님이 도서까지 담당하니 역부족인 경우가 많아 사서나 논술교사와 함께 상담 인력 등 사설 인력 채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양지애 광양시학원연합회 회장은 ‘입시 상담 컨설팅 전문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양 회장은 “서울이나 대도시 아이들은 입시 설명회 같은 곳에서 수많은 정보를 얻어 어릴 때부터 다양한 입시 제도에 발맞춰 준비를 하고 있는데 광양에서는 정보를 얻을 길이 없다”면서 “전문 입시 상담 컨설팅 전문가를 각 학교별로 상주시켜 어려서부터 다각화된 입시에 준비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당 등 교원지원
조관훈 광양고등학교장은 “명문고 육성을 통한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해 광양고가 많은 지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명문고가 되려면 재목이 있어야 하는데 우수 학생을 끌어오기가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고등학교 모집 전부터 관내외 중학교를 돌며 홍보하고 우수학생들을 접촉할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하는데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몇차례 진행됐던‘내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도 최근 들어 뜨뜻미지근해 진 상태며 ‘제철고’마저 관내 학생들의 진입문턱을 낮추는 바람에 우수학생 확보가 더욱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조 교장은 중·고교 연합 진로지도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하고 교육 현실을 반영한 정책 마련이 보다 활발해 질 수 있도록 ‘기초의원과 관내 학교장 정기적인 면담’을 의무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외국어학습
외국어학습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양질의 인력 수급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혔다.

송태윤 장학사는 “현재 재정 지원은 충분하지만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면서 “특히 원어민 교사 지원하는 정책이 만족도가 높은데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송 장학사는‘국내외 전문 외국인 강사의 인력풀 구성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교사로서 자질이 검증된 수준 높은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국인 선생님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해외 어학 연수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학교 자체적으로 인력 수급이 어려우니 지자체와 교육청이 좀 더 지원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태우 광양시학원연합회 사무처장은 “광양시 사교육 시장에도 수준급 교사들이 많이 있다”면서 “사교육 시장을 배척하려만 하지 말고 함께 힘을 모아 학원 강사 등을 활용한 인력풀을 구성하면 양질의 교사를 공급하는데 어느 정도 타개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업계 취업 지원
관내에는 항만물류고와 광양실업고등학교 등 2곳의 실업계 고교가 있다. 이중 항만물류고는 마에스터고에 선정돼 전국 각지의 우수학생들이 몰려들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광양실고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평이다.

정익희 광양실업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의 80%가 포스코 입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정작 포스코는 고교생 채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 교사는 “관내 업체인 포스코가 지역 실고 학생들의 취업에 관심을 더욱 가졌으면 좋겠다”면서“타 지자체에서 진행중인 ‘관내 우수 고교생의 기술직 공무원 채용’에 관해서 시가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경재 전 중마고등학교 운영위원장은 “광양만권 자체가 훌륭한 산업 도시인데 우수한 실업계 고교 학생들이 취업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기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세제혜택을 줘 할당제를 시행하는 등 현실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수렴된 다양한 의견은 면밀히 검토 후 반영할 계획”이라면서 “변화된 교육환경에 적용 가능한 교육시책을 발굴해 시민 모두가 행복한 교육, 미래를 여는 창조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