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학업성취도평가 시험문제 유출‘파문’
초등 학업성취도평가 시험문제 유출‘파문’
  • 도지은
  • 승인 2014.12.15 14:26
  • 호수 5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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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교육청ㆍ학교ㆍ학원 상대‘유출 경로’파악중

광양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업성취도평가 시험문제가 사설학원으로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광양경찰은 교육청과 학교, 학원을 대상으로 유출 경로를 파악하고 있지만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 학원 원장과 연락이 두절되는 바람에 조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광양 A초교는 지난 5일 1~2학년은 국어ㆍ수학, 3학년은 국어ㆍ수학ㆍ사회ㆍ과학 등 4과목, 4~6학년은 영어를 더해 5과목에 대해 성취도 평가를 치렀다. 이 가운데 3~6학년 수학문제 각각 25문항이 인근 수학전문학원에서 시험 전날 학생들에게 풀도록 한 예상문제와 동일해 사전유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 학원은 수강생들에게 A, B형 각각 25문항씩, 50문항을 미리 풀어보도록 했으며 이 중 25문제가 예시문항 조차도 똑같이 실제 시험에 출제되면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학원 측은 ‘인터넷 검색사이트를 통해 예상문제를 뽑았을 뿐’이라며 사전입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A학교 관계자는“학교에서는 교감 선생님이 이중 캐비넷에 관리해 철저한 보안을 하고 있어 유출이 있을 수 없다”며 “시험 전날 각 학년 담당 교사에게 시험지를 배포해 유출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광양경찰서는 지난 11일 교육청과 학교, 학원 관계자를 대상으로 도교육청에 제작ㆍ배포한 문제은행 관리 방식과 시험출제 과정 등을 짚어보고, 문제은행 CD의 사전유출 여부를 조사 중이다.

시험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H수학학원 원장은 광양경찰이 시험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하자 돌연 잠적했다.

경찰 관계자는“학원 원장을 조사하려고 했으나 연락도 안되고 소재 파악이 안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학교 시험문제와 학원에서 시험 전날 미리 풀도록 한 예상문제가 예시까지도 같은 것으로 파악 되고 있는 만큼 실제 사전 유출이 있었는지, 만약 그랬다면 유출은 어떤 경로로 이뤄졌는지 등을 역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도 이번 시험유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광양교육지원청은 H수학학원 원장과 최근 면담했으나 인터넷에서 예상문제를 찾았다는 답변만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관계자는“학원 원장이 인터넷 카페와 여러 검색 사이트를 통해 예상문제를 찾은 것으로 정확한 사이트는 알 수 없다”며“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은 바로 삭제했으며 시험지는 그날 수거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학원을 좀 더 면밀히 점검하기 위해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연락이 끊긴 상태”며“계속 부재 시 행정절차를 통해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시험 유출과 관련 문제은행이 외부로 노출됐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도내 424개 초등학교에 공문을 보내‘학업성취도평가 문제은행에 대한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서 출제하는 문항수의 통상 2배수인 문제은행의 문제 수를 늘리는 방안과 문제은행 보안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 등 자체 재발 방지책도 마련 중이다. 한편 A초교는 시험문제 유출 의혹이 일자 지난 11일 4개 학년 수학과목만 재시험을 치렀다.

학교 관계자는“이번 시험 유출에 우리 학교가 연루된 것처럼 비춰져 안타깝다”며“모든 사실이 명백히 밝혀져 억울한 피해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