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지역농협, 이제는 통합 논의할 때
소규모 지역농협, 이제는 통합 논의할 때
  • 이성훈
  • 승인 2015.03.13 19:49
  • 호수 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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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ㆍ효율성 떨어져…조합장들이 나서야
지난 11일 조합장 선거가 끝난 가운데 지역농협 조합장과 산립 조합장 당선자가 확정됐다.

광양은 어느 지자체보다 규모에 비해 지역농협이 수가 많다. 적은 조합원수로 지역농협이 운영되다 보니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제부터 지역농협 통합을 진지하게 논의, 통합 농협을 통해 힘을 키우고 농산물 유통망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광양은 광양읍ㆍ옥룡ㆍ봉강이 관할구역인 광양농협(조합원수 3980명), 골약ㆍ중마ㆍ광영ㆍ태인ㆍ금호동의 동광양농협(2994명), 진상면 진상농협(1169명), 옥곡ㆍ진월면 동부농협(2248명), 다압면 다압농협(777명) 등 5개 지역농협이 있다. 이들 조합원수를 모두 합치면 1만1100여 명이다.

인근 여수, 순천 지역농협을 살펴보면 여수는 여수농협(4192명)과 여천농협(7083명) 2개며, 순천은 순천농협(1만6189명)이 한 개 있다. 목포 역시 목포농협(1777명) 한 개다.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광양은 지역농협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그나마 동부농협은 2009년 진월농협과 옥곡농협이 통합해 탄생한 것을 감안하면 광양은 사실상 읍면동에 지역농협이 하나씩 있는 셈이다.  이처럼 적은 조합원수로 지역농협이 따로따로 운영되다 보니 경쟁력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2009년 진월과 옥곡농협이 통합했을 때 다압농협도 통합했어야 한다”며“광양처럼 조합원수에 비해 지역농협이 많은 곳은 드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지역농협 관계자는“광양 동부지역은 농토가 많고 농작물 규모도 다양하다”면서“소비 판촉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합병을 통해 힘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 역시 “동부농협 통합 당시 다압농협도 함께 했어야 한다”며“동부권인 진상ㆍ동부ㆍ다압농협이 우선 통합하고 나중에 동광양농협과 통합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통해 광양농협과 동광양ㆍ진상ㆍ동부ㆍ다압 농협을 통합한 농협 두 곳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농협이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용사업과 유통망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광양은 도농 통합도시임을 감안하면 지역농협이 앞으로 살아남으려면 소규모 농협이 따로 떨어져 운영하기 보다는 통합해서 신용사업과 유통을 아우르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지역농협 관계자는“광양은 농협이 따로 나눠있다보니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구조”라며“판로를 개척하고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대량 판매하기 위해서는 통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합장들 통합 의지가 가장 중요

지역농협이 통합을 한다고 해서 직원이 감축되거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한다.

지역농협 관계자는“통합으로 직원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 직원들이 먼저 통합에 반대할 것”이라며“아마 지역농협에 종사하는 직원 대부분은 통합에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조합장이다. 통합을 할 경우 조합장 수는 그만큼 줄어든다.

이번 광양지역 조합장 선거 경쟁률이 평균 2.1대 1인 것을 감안하면 만일 다음 조합장 선거 때까지 통합 농협이 탄생하면 그만큼 조합장수가 줄어들어 출마자의 경쟁률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조합장들이 지역농협 통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통합 의지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역농협 관계자는“조합장들이 큰 틀에서 통합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기득권을 버리고 농협 발전을 위해서는 조합장들이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이번 전국 조합장 선거에서 개혁 성향 조합장 50여명이 당선됐다”며“우리 지역도 농협을 통합해 구조를 과감히 개선하고 변화를 줄 수 있는 조합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