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싫<36> 일기, 동시
박옥경의 논술교싫<36> 일기, 동시
  • 광양뉴스
  • 승인 2015.09.04 22:06
  • 호수 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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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까먹다’라는 말은 ‘1.껍데기나 껍질을 벗기고 속의 알맹이나 살을 발라내어 먹다. 2.(밑천이나 재산을) 보람 없이 써서 축내거나 없애다. 3.(한때 기억하고 있었던 것을) 잊어버리다.’라는 세 가지 뜻이 있습니다. 서하은 학생은 기억을 잊어버린다는 뜻으로‘까먹는다’라는 말을 썼는데 그 어감이 참 재미있습니다.

 학교에서 집으로 집에서 학교로 다시 교실로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잘 썼어요. 일기로 쓰고 그 내용을 다시 동시로 정리한 점이 색다르고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이처럼 일기 내용을 그대로 동시로 써보는 것은 참 좋은 글쓰기 방법입니다. 오늘 당장 실천해 보세요. 글 쓰는 실력이 몰라보게 늘어날 거예요.

<일기>

 

까먹는 날

                                                                                     광양중진초등학교 2-4 서하은

 

2015년 8월 31일 월요일 맑음

오늘은 까먹는 날인가 보다. 학교 공부를 끝내고 집으로 왔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논술공부를 하러 가지 않았다. 오늘이 화요일인 줄 알고 안 갔는데 월요일 이었다.

그래서 논술 교실에 다시 갔다. 책을 펴다가 연필을 우리 반 교실에 두고 온 게 생각났다. 나는 우리 반 교실에 얼른 가 보았다. 연필과 지우개가 책상 위에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논술 공부를 한참 하다가 괜히 가방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런데 가방 안에 연필이 있었다. 가방 안을 먼저 살펴 볼 걸 그랬다. 오늘은 까먹는 날! 오늘 너무 많이 까먹어서 이것을 동시로 써 보았다. 이제는 까먹는 날을 만들지 말아야겠다. 기억 창고에 꼭꼭 저장을 해두어야 겠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혹시 오늘 숙제가 있나?

 

 <동시>

 

까먹는 날

 

오늘은 까먹는 날

논술 공부 하는 것을 까먹고

연필 가져 오는 것을 까먹고

가방 안에 있는 연필을 까먹고

 

마음이 바쁜 날

이리저리 찾으러 다니느라

다리도 아픈 날

 

이제는 기억창고에

꼭꼭 저장해 둬야지

절대로 까먹지 말아야지

숙제를 까먹으면 큰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