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38> 편지
박옥경의 논술교실<38> 편지
  • 광양뉴스
  • 승인 2015.09.18 20:57
  • 호수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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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진로교육의 한 방향으로 미래의 나에게 편지 쓰는 공부를 해봤더니 우리 친구들이 어려워했어요.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쓰니까 뭐라고 불러야 할지 현재가 과거가 되고 아직 확실하게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나에 대해 어떻게 시간의 흐름을 글로 정리해야 할지 조금 혼란스러운가 봐요. 나를 내가 아닌 다른 사람, 즉 친구라고 생각하고 쓰면 좀 더 쉽게 쓸 수 있어요.

  신유환 학생은 늘 마음속에 간직한 축구선수가 되는 꿈을 이룬 자신을 그려 보면서 편지를 썼어요.

 이렇게 장래 희망을 이루어 가는 과정, 부족한 점을 채워가는 노력, 더 나중까지 하고 싶은 일 등을 생각하면서 쓰면 돼요.‘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을 넣어서 쓴 점, 독일의 노이어 골키퍼에 대해 정보를 확인하고 쓴 점 등이 훌륭해요.

 이 편지를 받는 날이 10년 후니까 그 때는 정말 멋진 국가 대표 골키퍼가 되어 있을 신유환 학생을 기대해요.
 
<편지>

광양중진초등학교 4-2 신유환

축구 선수가 된 미래의 나에게

유환아, 안녕?
내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게 이상해. 그래도 미래의 나는 확실히 멋있는 축구선수가 되어 있을 거니까 괜찮다고 생각해. 먼저 축구선수가 되는 꿈을 이루어서 진심으로 축하해. 훌륭한 골키퍼가 되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을 보고 축구선수가 될 줄 알았어.

 그것도 국가 대표 선수잖아. 해외에 진출해서 이름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니까 자신감을 더 가지고 열심히 해 봐. 김병지 선수처럼 월드컵까지 가고 싶어 했잖아. 말이 씨가 되는 것처럼 분명히 김병지 선수처럼 될 거야.  그러니 앞으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연습해야 돼.

 또 독일의 노이어 골키퍼를 참 좋아하고 있지? 월드컵에서 우승을 이끈 공이 있고 넓은 수비영역을 자랑했고, 위치선정과 순발력이 뛰어난 선수야. 그래서 노이어 선수의 모습을 항상 마음에 품고 꿈을 꾸었어. 성격이 적극적이고 민첩성이 뛰어난 점을 특히 본받고 싶어 했어.

 자, 이제 너도 국가대표 선수가 되었으니 맘껏 세계로 나가 봐. 평소에는 적극성이 부족한데 축구공만 보면 적극적으로 변하는 것은 너의 장점이야. 물론 평소에도 적극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 중이야. 좀 더 실력을 쌓으면 너의 더 큰 꿈인 바르셀로나구단에 들어갈 수 있어.

 아자아자 힘을 내자. 40대 후반까지는 축구선수로 있고 싶으니까 건강관리도 잘 하고 알았지?

 그럼 힘들어도 끝까지 노력하길 바라며 그만 쓸게.
잘 있어.
보낸 날  2015년 9월 16일
받는 날  2025년 9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