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 시인, 두 번째 시집 출간
김은우 시인, 두 번째 시집 출간
  • 이성훈
  • 승인 2016.01.22 20:48
  • 호수 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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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달리기새의 발바닥을 씻겨주다 보았다』

 광양문인협회 회원인 김은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길달리기새의 발바닥을 씻겨주다 보았다』(시산맥사)를 이달 초 출간했다.

 광주 출생으로 1999년 ‘시와 사람’으로 등단한 김 시인은 첫 번째 시집‘바람도서관’(2008. 문학의전당)에 이어 8년 만에 기지개를 폈다.

 4부로 나뉜 시집 『길달리기새의 발바닥을 씻겨주다 보았다』는‘네잎클로버를 찾는 동안’,‘물고기의 진화’, ‘밤의 방문객’,‘티벳여우’,‘얼룩말을 기다리며’,‘흑두루미의 계절’등 주옥같은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물고기의 진화>

길달리기새의 발바닥을                                          
씻겨주다 보았다

물고기가 나무에 오르는 걸

물고기는 쉽게 미끄러지거나
시들지 않는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유영하는
시선과 어긋난 방향으로
치솟다 추락하기를 반복하는
물고기는 아가미가 아닌
배지느러미로 숨을 쉬었다

 자전거의 은빛바퀴처럼 돌고 도는
시간을 따라 나뭇잎이 떨어지듯
비늘이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바람이 멈추지 않는다면 아마도
죽은 물고기들이 땅을 덮을 것이다

 반짝이는 해변의 발자국들과
먼 바다의 기억으로부터 멀어지는
물고기가 나무의 안과 밖을 휩싸는
공중에 비린내가 가득하다

나뭇가지를 흔들자
포도송이처럼 매달린 물고기가
새처럼 멀리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