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하우스로 변한 시골 마을회관’
‘도박 하우스로 변한 시골 마을회관’
  • 김보라
  • 승인 2016.05.13 19:57
  • 호수 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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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경찰, 수천만원대 도박판 벌인 38명 검거 … 26차례 산도박
화투판과 5800만원 등 경찰이 입수한 증거품들.

진상, 옥룡, 봉강 등 광양 지역 농촌마을 회관과 산장 등을 돌며 판돈 수천만원을 놓고 수십명이 단체도박을 하는 일명 ‘산도박’을 벌인 사람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광양경찰은 ‘산도박’을 주최한 김모씨(42)를 구속하고‘산도박’에 참여한 박모씨(55)등 3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초순부터 지난 1월 22일 검거될 때까지 모두 26차례에 걸쳐 산도박을 주최하고 수십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 수천만 원 상당의 도박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심야에 농촌마을 회관에서 수천만 원 대 도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현장에서 10여 명을 현행범으로 검거했다.  또 현장에서 사용한 화투와 지폐계수기, 5800만 원 상당의 현금과 수표 등을 압수했다. 아울러 또다른 도박장을 개설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해 20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이른바 ‘도리짓고땡’이라는 화투 도박을 벌였는데 참여한 사람들은 대부분 가정주부, 자영업자 등으로, 목포, 광주 등 타지에서 원정을 오기도 했으며 도박 전과가 있는 사람이 상당수였다. 김씨 등 도박장을 개설한 6명은 서로 다른 도박판을 전전하며 알게 된 사이로, 지난해 11월쯤 김씨를 중심으로 도박장을 열기로 공모하고 총책과 모집책, 운반책 등 세부적인 역할을 분담했다.

이들은 한밤에 사람들의 인적이 드문 곳을 도박장소로 선정하고, 평소 관리하던 회원들에게 전화나 문자로 도박 일시나 장소를 통지한 뒤 차량이 없는 사람들은 운반책이 직접 태우러 가기도 했다. 매회 판돈의 5~10%를 경비 명목(속칭 고리)으로 징수해 약 200~300만 원의 수익을 올렸고, 총 6500만 원 상당의 불법 수익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박씨 등 12명은 모집책으로부터 도박 일시와 장소를 통지받으면 참가 여부를 회신하고 1인당 수백만 원의 판돈을 지참한 채 ‘산도박’에 참가했다. 이들은 적발 당시 도박에 참여하지 않고 구경만 했다고 진술하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다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추궁하자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도박장을 개설하는 등 산장업주나 마을 이장들이 도박 사실을 알면서도 장소를 대여해 준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과 도박방조 협의 등을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김종연 강력계장은 “지역 여건상 산도박 장소로 활용될 수 있는 농촌 지역의 축사, 비닐하우스, 공가 등에 대한 실태 파악과 광범위한 첩보 수집으로 불법도박장의 배후세력까지 적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