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어려운데…”청매실 독성 논란, 매실농가‘이중고’
“가뜩이나 어려운데…”청매실 독성 논란, 매실농가‘이중고’
  • 이성훈
  • 승인 2016.06.10 20:42
  • 호수 6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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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매실엔 독성있다”보도 후폭풍 … 시“청매실, 풋매실 엄연히 달라”

매실가격 하락으로 매실농가들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 언론에 청매실 독성 논란이 보도 되면서 매실 농가들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출연, 청매실로 매실청을 담그면 독이 있어 위험하다는 취지로 인터뷰를 했다.

지난 9일 오후 5시 38분께 포털사이트 '다음' 메인페이지를 장식한 '매실 독성' 관련 뉴스와 검색어들.

해당 인터뷰는 CBS 노컷뉴스에서 그대로 보도됐는데 이 기사가 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하면서 청매실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들어 매실을 생산하는 시기에 청매실 독성 논란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어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해당 기사를 간추리면 이렇다. 청매실은 익지 않은 과일이어서‘아미그달린’이란 독을 가진 물질이 있기 때문에 다 익은 황매로 매실청을 담그면 그런 물질도 없고 구연산이 풍부해서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이 기사가 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하자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종일 이어졌다.

특히 매실 주산지인 광양시가 기사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 매실원예과 관계자는“기사가 완전히 허위거나 잘못됐으면 공식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데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인터뷰한 사람이 청매실과 풋매실을 혼합해서 청매실로 하는 바람에 혼란이 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풋매실은 발로 밟았을 때 씨앗이 깨지는 상태를 말한다. 반면 청매실은 씨앗이 단단해 발로 밟아도 깨지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매실청을 담그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아미그달린은 살구씨, 복숭아씨, 아몬드 등에 포함되어 있으며 매실에는 씨에 극소량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가공과정에서 산, 효소, 가열 등에 의해 쉽게 분해된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매실 수확기만 되면 매실에는 독성이 있다는 인식이 되풀이 되고 있어 매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매실농가 관계자는“이 기사를 보면서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청매실로 매실청을 만들어도 좋지만 황매실로 매실청을 만드는 게 좀 더 좋다는 식으로 말을 했어야지 매실청=독성물질로 단정짓는 것이 정당하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시 관계자는“5월에 매실청을 담그는 것보다 6월 5일 망종이 지난 후 매실청을 담그도록 적극 홍보하고 있다”며“광양매실은 3월초 꽃이 피고 6월초에 수확하기 때문에 약 90여일 기다렸던 만큼 6월에 광양산 청매실로 매실청을 담그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청매실을 풋매실로 단정 짓지만 않았어도 혼란을 겪지 않을 텐데 보도가 나간 후 매실 판로에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2013년 6월 발표한‘가정에서 매실 효율적으로 담는 방법’보도자료에 따르면 매실주는 알콜도수가 낮은 담금주로 담는 것이 좋으며, 매실주와 매실청은 담금 후 1년 정도는 발효 숙성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매실주와 매실청이 담금 후 1년 후에 독성물질인 아미그달린이 모두 분해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