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 유일 4년제 한려대, 2018 ‘폐교’할 듯
지역 내 유일 4년제 한려대, 2018 ‘폐교’할 듯
  • 김보라
  • 승인 2016.06.10 20:54
  • 호수 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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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대 등 매각해 재단 정상화할 것” 교육부에 자구안 제출
한려대학교 전경사진.

지역내 유일한 4년제 대학교인 한려대가 2018년 폐교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재학생은 인근 학교나 서남대 아산캠퍼스로 특별 편입학이 추진될 예정이며 현재 한려대의 학교법인인 서호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남대 구재단이 서남대학교 정상화를 위해 한려대학교를 자진폐교하고 서남대 의과대학을 폐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서남대, 한려대, 신경대, 광양보건대 등을 설립한 이홍하씨가 교비횡령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며 해당 학교들은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사례에 꼽혀 그간 컨설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재정기여자 영입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해도 뾰족한 수가 없자 서남대 구재단은 한려대와 서남대 의대를 자진폐교 및 폐과하고  녹십자병원 등 유휴 교육용 기본재산을 매각(약 460억원)해 횡령금 330억을 보전, 교육의 질을 제고하고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기로 했다는  자체 정상화 방안을 교육부에 전달한 것이다.


이에 한려대학교도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8년도 신입생부터 서남대학교 아산캠퍼스로 선발할 예정이며 투입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하고 현물화해 부족한 교육 시설 확충에 모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으로 한려대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매년 신입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실제 1995년 입학정원 2000명 중 1280명을 채우면서 개교한 한려대는 이듬해 8월 입학 정원이 2160명까지 늘어났지만 2000년 640명으로 축소됐다. 이 기간 동안 정원을 채운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부실 대학 지정 이전인 2014년에는 정원의 16.9%밖에 충원하지 못했으며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돼 입학정원이 대폭 축소된 2015년에도 410명 모집에 258명이 등록해 정원의 62.6%밖에 채우지 못했다. 2016년 한려대의 입학정원은 주야간 합해 370명이지만 247명이 등록했다.


현재 한려대에 재학중인 학생은 휴학생 포함 총 835명으로, 1학년 291명, 2학년 206명, 3학년 155명, 4학년 183명 등이다. 자체 정상화 방안대로 2018년 2월 폐교가 결정된다면 1,2학년 297명과 휴학생들은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인근 대학이나 서남대학교 아산캠퍼스로 특별편입학하게 된다.
 

이에 대해 재학생들은 상당히 동요하고 있다. 간호학과 1학년 재학생은 “2018년 폐교한다면 3학년부터 다른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얘긴데, 취업을 위해 집 가까운 곳에서 학위를 따고자 입학한 취지가 사라져버린다”면서“통학이나 거주문제, 새 학교 적응 등 문제로 벌써부터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간호학과 3학년 재학생은 “군대에 간 친구들도 있고, 내년에도 신입생을 모집한다고 하는데 아직 학교는 확정된 게 아니라는 말뿐, 정확한 정보가 없어 기말고사를 앞두고 더욱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밝혔다.
 

현재로서 한려대측은 “교육부에 제출한 정상화 방안의 하나일 뿐, 컨설팅이 끝나는 7~8월까지 폐교 여부에 대한 확답을 내릴 수 없다”면서 말을 아끼고 있지만, 교육부가 한려대 사례를 추진중인 대학 정상화 방안의 가장 큰 축인 부실대학 폐교의 신호탄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받아들여 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에 지역 내에서는 한려대의 학교법인인 서호재단이 소유한 한려대학교 부지의 활용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여론이 벌써부터 일고 있다. 한려대학교는 현재 덕례리 일원의 7만9000㎡을 학교용지로 소유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LF아웃렛 건립으로 노른자위 땅이라는 점에서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한려대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려대학교 부지와 건물은 구체적인 방안이 결정된 바 없지만 광양시를 위해 평생교육기관, 노인요양시설, 사회복지시설, 교육시설 등 다양하게 활용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아직 한려대 측과 논의된 바는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만약 폐교가 결정되더라도 이 부지는 학교 용지기 때문에 타 교육재단에서 인수하거나 필요에 따라 지자체에서 교육적인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