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정 시장, 임기내‘예산 1조원’공약, 실현 가능성은?
<긴급점검> 정 시장, 임기내‘예산 1조원’공약, 실현 가능성은?
  • 이성훈
  • 승인 2016.11.11 19:17
  • 호수 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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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 7010억원 편성 계획, 추경 포함 최대 8천억원 정도 … 현실적 어려울 전망

정현복 시장이 공약을 통해 반드시 달성하겠다던 임기내 예산 1조원 달성이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광양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7010억원 정도 편성, 의회에 제출할 계획인데 추경예산까지 감안하면 내년도 총 예산은 8000억원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예산이 이런 규모라면 정현복 시장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18년에는 2000억원 이상 증액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내부적인 평가다. 정 시장이 임기 내 예산 1조원 달성에 실패한다면 정 시장이 후보 시절 내세웠던 대표적 공약인‘111’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111’은 정 시장의 공약으로 △재임 중 1원만 받고 월급 전액 보육재단에 기부 △4년 안에 광양시 예산 1조원 달성 △임기 내 일자리 1만개 창출을 제시했다. 이중 첫 번째인 재임 중 1원만 받고 월급 전액을 보육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은 올 초에 깨지고 말았다.

공무원연급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월급을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 시장은 2014년 7월 취임 후 지난해 연말까지 1년6개월 간 월급을 한 푼도 받지 않고‘어린이보육재단’설립기금으로 기부하기 위해 별도의 통장에 보관했었다.

하지만 공무원연급법 개정으로 이 약속은 지키지 못하고 말았다. 올 초부터 바뀐 공무원연금법은 공무원 출신으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선출직 공무원의 경우 재직기간 중 퇴직연금이나 조기퇴직연금 지급이 정지하도록 되어 있다.

2014년 선거 당시에는 정 시장이 공무원 연금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법이 바뀌는 바람에 공약도 자연스럽게 변경되고 만 것이다.

일자리 1만개 창출 공약은 일자리 기준 자체가 워낙 애매모호해서 일자리 1만개는 큰 의미가 없다. 일자리를 어떻게 규정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기 때문에 일자리 숫자보다는 질이 더욱더 중시되고 있는 것이 전국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결국 정 시장이 약속했던 일자리 1만개 창출은 숫자 자체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 임기 내 예산 1조원 달성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7010억원 안팎으로 편성, 의회에 제출할 계획인데 2018년 예산에 1조원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내년도 총 예산은 추경예산까지 합쳐 8000억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며“이럴 경우 아무리 국도비를 많이 확보한다고 해도 시 규모상 2018년 예산안에 1조원을 편성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광양시 예산 들여다보니

지난 5년간 광양시 예산을 살펴보면 민선 6기 들어 예산이 대폭 늘어난 것은 수치로 확인된다. 2013년 5579억원, 14년 5609억원에 머물렀으나 정현복 시장이 취임해 처음으로 편성한 2015년 예산은 6306억원으로 6000억원 시대를 맞이했다.

시는 지난 3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256회 광양시의회 임시회 제2회 추경예산안에서 올해 예산안을 7505억원을 제출했다. 이럴 경우 올해 예산은 7500억원 선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7000억원 규모로 잡고 있는데 추경예산안을 모두 포함해도 8000억원 언저리에 머물 전망이다. 정 시장은 지난해 광양신문 창간 16주년 간담회에서“2017년 8500억원을 달성하면 2018년에는 1조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시가 제출할 내년도 예산안이 7000억원 정도에 머물러 정 시장의 목표대로 달성하려면 내년도 추경이나 자체 수입을 통해 최대 1500억원 정도를 더 편성해야 한다. 광양시 규모와 경제여건, 새정부 출범 등을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은 목표다. 

시 관계자는“자체수입 확충 기반 마련을 위해 경영수익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신규세원 발굴, 체납세 강력징수, 세외수입 확충 등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면서“현실적으로 어렵지만 1조원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1조원 달성 실패할 경우…정 시장 신뢰도‘타격’

‘111’공약에서 이미 첫 번째 약속을 깨뜨린 정 시장이 두 번째 공약인 예산 1조원 달성 마저 실패할 경우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월급 1원 공약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시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예산 1조원 달성마저 실패할 경우 정 시장의 ‘111’ 공약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후보시절부터 예산 전문가로 자처했던 정 시장으로서는 1조원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신뢰도는 물론,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1조원 달성이 어렵기는 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 관계자는“명당산단을 비롯한 산단 및 택지가 잘 팔리면 가능성이 있는데 경기 여건이 안 좋다 보니 분양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민선 6기 들어 예산이 대폭 증액된 것은 사실”이라며“시장님을 비롯해 공무원 모두가 예산 1조원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달려가는 노력을 감안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