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지역주민에 봉사하는 경찰 될 것”
“언제나 지역주민에 봉사하는 경찰 될 것”
  • 태인
  • 승인 2008.10.09 09:45
  • 호수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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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불이 경찰관 오석현 경위
 30여년의 경찰 생활을 해오며 지역의 불우학생 등록금 납부와 결손가정 자녀선도, 장기수 돌보기 등 선행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경찰관이 있어 주위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옥룡파출소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오석현 경위.

1980년 경찰에 들어와 30여년을 지역곳곳을 돌며 근무하고 있는 오 경위의 선행은 81년 순경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근무지였던 다압면에서 학교 납부금을 내지 못해 오누이가 다투는 것을 목격하게 된 오 경위는 적금을 해약하고 당시 12만여 원의 월급을 보태 밀린 납부금을 모두 대납해 주고 이들이 무사히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진월면에선 결손가정 자녀들을 찾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며 청소년 선도에 앞장섰으며, 진상면에서도 독거노인을 친 부모 처럼 돌봐 칭송이 자자했다.

오 경위의 미담은 장기수 돌보기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오 경위는 1995년 자칫 미궁에 빠질뻔 한 살인사건의 범인 김 모 씨를 우연히 알게 되고 설득 끝에 자수를 시켰다.

그러나 막상 자수를 시키고 보니 살인자라는 낙인에 가족과 주변사람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함에 따라 삶의 의욕을 잃고 힘들어 하는 모습에서 가슴 아파야 했다. 더욱이 가난한 시골마을 촌부였기에 적절한 대처도 못해 실제 죄보다 과한 형량을 받는 모습에서 마음 한편에선 미안한 마음까지 밀려들었다.

“내가 죄진 기분이었습니다. 죄를 지었으니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여러 가지 안타까운 상황으로 실의에 빠져 삶의 의욕마저 상실하는 모습을 보자니 너무나 미안했다”는 오 경위는 김 씨가 청주교소에 수감되자 본격적인 뒷바라지에 나섰다.

매월 1~2차례 편지를 주고받으며 가족들의 생활과 고향소식을 전해 삶의 의욕을 북돋우고 면회를 통해 희망을 전했다. 처음 5년간은 그저 죽고 싶다던 김 씨도 서서히 마음의 변화를 갖고 스스로 글공부를 해 답장을 전하기까지 하며 달라지기 시작했다.

오 경위는 “수감생활을 힘들어 하던 그가 이제는 모범수가 돼 월 3회의 전화통화가 주어질 때면 빠지지 않고 전화를 해 온다”며 “웃는 일이 없던 그가 지금은 웃을 수 있게 됐고 성격도 발랄해 졌으며,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게 돼 너무나 다행 이다”고 자랑했다.

오 경위로 인해 마음의 평안을 찾은 김 씨는 비슷한 처지에서 힘들어 하는 함께 복역 중인 이 모씨를 소개해왔다. 오 경위는 그 또한 김 씨처럼 보살펴 무기징역에서 20년으로 감형 받아 지난여름 특별휴가로 오 경위를 찾아왔으며 올 겨울 출소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오 경위가 처음부터 보살핀 김 씨는 내 후년이면 모든 형을 마치고 마침내 출소를 하게 된다. 오 경위는 이 같은 사실이 재소자들의 출소를 앞두고 알려지게 되자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겸손해 했다.

지역의 파수꾼으로 올해로 경찰생활 30년째를 맞는 오 경위는 “시민들이 경찰관을 어렵게 대하는 경우가 많으나 법을 지키는 사람은 경찰과 가족처럼 지낼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며 “퇴직하는 그날까지 지역주민을 위해 언제나 봉사하는 경찰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