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칠곡군의회의 입장과 주민들과의 의견은 사뭇 다르다. 칠곡군의회의 경우 미군기지 이전에 왜관읍 주민들은 상당수 반대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세우는 반면 현지 주민들은 이전해야 한다고 강력히 내세우고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은근히 미군기지가 이전하는 것을 바라는 눈치다.
칠곡군의회 신민식 의원(왜관읍)은 “이전한다는 설만 있을뿐이지 아직 정확한 것은 아는바 없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이어 “왜관읍 주민들 상당수는 미군기지 이전에 대해 반대할 것”이라며 “경기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미군기지 마저 이전한다면 경제적 타격은 매우 클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기지 장소에 섬유공장 등이 들어섰으면 지금쯤 왜관의 경제는 훨씬 발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당시 왜관은 지리적 요충지로서 기지가 들어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왜관은 미군과의 문화적 충돌에 대해서도 지금으로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칠곡군의회 정의간 전문위원은 “현재 왜관 캠프캐롤내에 지역주민을 위한 영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지역주민들도 주한미군과의 관계에 우호적이다고 설명했다.
정 전문위원은 “미군측도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지역주민 고용, 지역 고등학생들을 선정해서 직업훈련 시켜 채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이 실시하고 있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왜관 미군기지의 경우 동두천처럼 전투부대가 아니여서 미군 훈련으로 인한 주민 피해는 거의 없다”며 “전투부대가 주둔하는 것과 다르게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왜관읍 주민들, “미군 기지 도시발전 저해요인, 이전후 지역경제 살릴 수 있을 것”
대구광역시 남구는 현재 미군기지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시민단체와 연대해서 미군기지 반환운동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남구의회 박판년 의장은 “남구의 경우 미군부대로 인해 세수결손이 연간 60억정도 생긴다”며 대구에서 미군기지로 인한 손실이 막강하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미군기지가 들어설 경우 보이지 않는 피해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경고한 후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각종 미군범죄로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어 남구에는 지난 93년 미군기지대책위원회를 결성해 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의장은 또한 “전시나 테러 등 유사시에는 미군기지가 있는 곳이 공격의 타켓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남구의 미군기지대책위원회 결성 과정은 이러하다. 미군대책위원회는 지난 93년 남구의 지역발전 저해요인과 피해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해 범시민적인 차원에서 이전결의가 촉구돼고 성토를 하고 있어 의회에서 중앙정부와 관련기관에 건의 및 피해사항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설치했다.
현재 남구의 면적은 약 527만여평에 이르며 18만의 인구가 살고 있다. 이중 미군부대 면적의 경우 캠프워커, 캠프헨리, 켐프조지 등을 합치면 약 30만평 정도이다. 이는 남구 면적의 5.7%에 이른다. 특히 남구 중심부에 위치한 캠프워커는 A-3비행장과 헬기장을 포함하고 있다.
박 의장은 “미군기지가 지역발전을 오히려 저해시키고 각종 사건, 사고로 시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남구에 미군기지가 있어서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미군기지대책위원회는 캠프워크의 헬기장 주변과 비행장 등 미군기지를 일부 반환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미군기지대책위 대구시민의 모임 김동욱 실장은 “현 미국방성 자료에 의한 권역별 허브는 평택권과 대구물류허브로 되어 있다”며 “광양항 허브 구축은 동북아 미군 재배치 의도상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특히 “왜관기지 중 수리창만 이전하는 것은 부대의 특성상 맞지 않다”며 “만일 수리창이 옮긴다면 전투부대도 함께 옮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는 탱크, 무기 등을 수리하는 수리창 업무 특성상 혼자 옮긴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수리창을 이전한다는 것은 전투부대가 이전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 된다.
김 실장은 “우리사회에서는 현재 미군부대가 하나의 혐오시설로 인식하고 있다”며 “현재 미군기지 이전에 대해 어느정도 확인이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미군 기지 이전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구청 관계자는 “미군 기지 이전의 경우 어느정도 추진이 되고 있다면 언론에 정보를 흘려 주민들의 여론을 듣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평택의 경우도 기지 이전이 확정되기 몇 년전부터 서서히 추진이 됐었다고 주장했다.
현지 방문에 동행한 광양참여연대 이요섭 사무국장은 “현지 분위기를 들어본 결과 왜관, 대구남구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미군 기지 이전에 대해 전반적으로 찬성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미군기지 이전문제는 경제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만일 들어왔을 경우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현재 미군기지 광양이전에 대한 정보가 좀더 많이 제공돼 시민들이 공론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왜관ㆍ대구=이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