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터미널 운영 102일째] 市·터미널 운영사, 갈등 여전…임시터미널, 안정적 운영
[임시터미널 운영 102일째] 市·터미널 운영사, 갈등 여전…임시터미널, 안정적 운영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2.07 18:32
  • 호수 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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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이용객, 소폭 증가
터미널상가, 폐업 1곳 추가
대안없는 상황, 포기만 늘어
현재 운영 중인 임시터미널

광양시와 터미널운영사 간의 갈등으로 시작된 임시터미널 운영이 100일을 넘겼다. 양측이 좀처럼 타협점을 못 찾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1월에 이어 임시터미널과 읍터미널 2곳을 다시 한 번 둘러봤다.

먼저 임시터미널은 대대적인 시설개선으로 이용객 편의가 좋아졌다. 80년대를 연상케 했던 풍경도 이제는 승강장의 모습을 갖춘 모양새다. 임시로 세워뒀던 승차홈은 캐노피 설치 후 승차홈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당초 금호고속이 본사 직원과 순천권역 직원 파견, 아르바이트 인원을 고용해 운영하다가 현재는 6명의 기간제 직원들이 발권과 안전관리, 택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일평균 이용객은 650명 정도로 설연휴를 맞아 소폭 늘었다. 차량이 들어올 때마다 현장 요원들이 승차와 택배 상하차를 돕고, 추가된 컨테이너로 인해 승객들은 따뜻한 환경에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게 됐다. 이용객들의 요구에 따라 와이파이도 추가됐다.

초기에 일부 있었던 민원도 최근에는 거의 없어졌고, 일부 야간 이용객이 승강장 차량 방지턱에 다리가 걸렸던 부분도 파악해 추가 개선될 계획이다.

 

지금은 운영중단된 읍터미널

반면 기존의 터미널은 갈수록 황폐화되는 모습이다. 여전히 승강장은 상가 세입자들의 차만 주차되어 있다. 어두컴컴한 대합실에 켜져 있던 TV도 꺼진지 오래됐다. 매출이 50% 줄었던 일부 상가는 또 그 절반이 줄었다.

야간에 들어오려는 노숙자를 막는 일도, 대합실 등 주변을 청소하는 일도 모두 세입자들의 몫이다. 운영사가 아무런 관리를 하지 않게 된 이후 관리비는 내지 않고 있다.

터미널 운영중지 초기에 분식집 1곳이 폐업한 데 이어 최근 커피숍도 폐업했다. 복권점은 최근 일매출이 6~7000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해가 길어져 빛이 오래 들어오는 게 좋다고 할 정도로 이들에게는 막막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편의점은 1월 말 계약을 종료키로 했었지만 본사와 논의 끝에 우선 4월까지 연장했다. 이용객 감소로 인해 폐기물품은 늘고, 편의점 특성상 다량의 전기가 소비돼 적자가 계속된다. 최근 현금 일매출은 단돈 6만원도 넘지 못했다.

또 다른 분식집은 원래 2명씩 쓰던 아르바이트를 줄여 운영 중이다. 그나마 배달 때문에 입에 풀칠을 한다는 입장이다. 둘이 있을 때는 대화라도 할 수 있었지만 혼자 남아 하루 종일 대화할 사람도 없다. 하루 시간이 너무 더디게 흐른다고 한다.

원목가구매장도 마찬가지다. 갈수록 고객은 없고, 가끔 온 사람마다 터미널 운영 안하냐고 물으면 참담한 마음으로 ‘모르겠다’고만 말한다. 처음에는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갈수록 포기 상태가 돼간다. 이제는 대합실에 모여 하던 신세한탄도 하지않고 다들 각자 매장에만 머물고 있다.

이들은“우리는 여전히 시와 사업자 양쪽에서 소외받고 있다”며“대안이 없는 상황에 포기만 늘고, 생계에 대한 아무런 기대도 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각자 버려진 건물을 지키는 유령이 된 기분”이라며“당장 내일, 다음 달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