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 감사 이대로는 안된다
행정사무 감사 이대로는 안된다
  • 광양넷
  • 승인 2006.12.13 22:02
  • 호수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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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행정사무감사 무엇을 남겼나
2006 행정사무감사가 지난 6일까지 7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모니터링한 광양시민단체협의회 의정지기단(단장 이요섭)은 총평에서 초선 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다선 의원들의 노련한 문제지적으로 여러 가지 부분에서 개선됐다고 보여 지지만 지난해에 비해 정책 질의가 현격히 적었다고 평가했다. 집행부에 대해서도 형식적이고 무소신한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의회나 집행부도 문제지만 의정감시단도 곳곳에서 한계를 드러내는 등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계기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의회, “정책질의, 지난해 보다 현격히 떨어져”
 
의정지기단은 행정사무감사를 모니터링한 후 의원별로 평가한 계획이었으나 △초선의원의 경우 의정 경험이 짧아 자칫 편협한 평가가 우려된다는 점 △다선의원은 평균치의 군과 별로 차이가 없어 발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꿔 말하자면 의정지기단이 평가한 행정사무감사는 말 그대로 ‘그 나물에 그 밥’라는 말로 압축 할수 있다.  

의정지기단은 의회를 평가한 항목에서 “여전히 구태의연한 호통 치기나 답변 청취의 무성의함, 지역구 대변자의 모습만을 보이는 경우가 자주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수감부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질의를 강행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의원들의 전문성 부족을 질타했다.

의정지기단은 또, 초선의원들의 경우 “준비한 질의서와 지적하고자 하는 정책의 문제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질의에만 급급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시의회가 상임위가 아닌 반별로 추진했던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초선 의원들의 경험의 장으로 전락됐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본지 11월 30일자 1ㆍ3면 참조>

이번 반별 감사는 결국 정책질의 첫 날인 4일 밤 11시 40분까지 무리한 의사일정으로 진행돼 시의원, 의회사무국 직원, 수감부서 전공무원들이 밤늦은 시간까지 본회의장을 지켜야 하는등 큰 부작용을 낳았다.  

의정지기단은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의원들의 정책질의가 부족해 평가표의 채점에서 나타난 의원들의 점수차가 크지 않아 최우수 의원 선정이 어려웠다”고 발표하면서 이돈구 의원을 우수 의원으로만 선정했다고 밝혔다.
 
집행부 답변, 형식적이고 소신없어
 
의정지기단은 집행부의 답변 태도에 대해 “한마디로 형식적이고 무소신 그 자체였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의정지기단은 “집행부가 행정사무감사 기간을 적당히 넘기면 된다는 사고를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면서 “시정하겠다, 조치하겠다 등 상투적 답변으로 일관하는 피감기관의 태도는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정지기단은 특히, “시정 중점사항이나 역점 시책들에 대해 책임자들이 소신 있는 답변을 하는 공무원이 드물었다”고 주장했다.

의정지기단은 “연중 수시로 있는 정레회, 임시회에서 동일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거나 개선하겠다고만 답변한 집행부와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에 논리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공무원들은 시민들에게 더 이상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의정지기단, “전문성 한계 드러내”
 
그러나 의정지기단의 이번 행정사무감사 총평을 두고 아쉬웠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3일 동안 모니터한 것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가운데 두루 뭉실하게 평가를 함으로써 의정 지기단으로서 역할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의정지기단 측은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요섭 단장은 “의원들의 돌출행동이나 눈에 보이는 것은 쉽게 지적할 수 있다”며 “그러나 각 질의 내용에 대한 평가는 모니터 단원들의 주관성도 어느 정도 들어가 있어서 이것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어려웠다”고 말했다. 결국 의정지기단은 외형적인 평가보다는 실속 있는 정책 평가에 중점을 두고 싶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단장은 “의원들 정책질의 발언 등 모든 행동과 말은 의정지기단이 체크를 하고 기록에 남겨둔다”면서 “만일 일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각 의원들에 대해 평가를 내린다면 기록을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고 항변했다. 이 단장은 “여러 의원들의 기록을 그대로 보여주면 속기록 공개와 다를 게 뭐가 있냐”며 “중요한 것은 취합된 자료를 토대로 의원 개개인에 대한 평가를 엄정히 내리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말은 결국 의정지기단의 전문성 문제와 연계된다. 이 단장은 의정지기단 전문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부족함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의정지기단이 3일 동안 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모니터링을 했지만 전문 분야에 대해 부족함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 단장은 “의원들의 질의 하나에도 각 모니터 단 마다 주관적인 생각을 배제할 수 없고 여러 각도로 평가되기 때문에 이를 하나로 평가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또, “행정사무감사 준비 과정도 역시 한계 일수 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의정지기단이 행정사무감사 준비를 11월에 시작했으나이 기간은 모니터단에 소속된 각 시민단체들이 한해 사업 마무리와 각종 행사로 인해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역부족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시민단체 인력 부족 등 외형적인 문제도 의정지기단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 단장은 “각 단체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의정 모니터링 만큼은 해야 한다는 의견아래 올해 세 번째로 의정감시단 활동을 펼쳤다”며 “구조적으로 어느 정도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의정지기단이 시의회 의사 일정에 따른 임시회, 본회의 등 의정활동에 빠짐없이 참석해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장은 “의정지기단이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면서 “내년에는 좀 더 알찬 준비를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정지기단이 부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기단 자체가 있는 것만으로도 의정활동에 견제를 할 수 있다.

실제로 기자가 행정사무감사기간 동안 의원 사무실에서 의원들과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도 의원들은 의정 감시단으로 인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출석 시간이나 발언, 행동 하나하나 등 의정지기단을 의식한다는 것이다.
 
기자들도 현장에서 직접 취재해야
 
이요섭 단장은 기자들 역시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회의장에는 분명 기자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취재오는 기자는 드물다”며 “행정사무감사 등 의정 전반에 대해서 기자들의 관심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물론 다른 곳에서 텔레비전 중계를 통해 취재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직접 본회의장에 들려 현장 분위기를 들여다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정지기단, 기자들이 함께 의정활동을 지켜보고 서로 모니터링을 해야 의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도 한 단계 더 전문성을 기를 수 있다는 게 이 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기자들이 현장에 직접 들러 의정 감시단을 비롯한 집행부, 의원들의 모습을 취재한다면 각 단체가 더욱더 긴장하면서 본연의 활동에 책임지는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