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문화재 사적 지정 예고 중인 마로산성은…
국가문화재 사적 지정 예고 중인 마로산성은…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10.11 09:19
  • 호수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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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부터 중국과 활발한 교역 삼국사기 ‘마로현(馬老縣)’ 과 일치
광양읍 용강리 산 78번지 일대에 자리하고 있는 마로산성은 2004년 3차 발굴(5월 12일~8월 24일)에서 비로소 그 실체를 드러냈다.

사전 지표조사와 두 차례에 걸친 발굴에 이어 3차 발굴 때, 6세기 백제가 성을 쌓아 사용하다가 8세기 중엽께 통일신라가 경영한 사실이 드러나자 학계를 바짝 긴장시켰다. 마로산성은 9세기까지 사용된 성곽으로, 보존상태가 양호해 우리나라 고대 산성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같은 사실은 마로산성이 ‘삼국사기’의 마로현(馬老縣)에 대한 기록과 일치하는 명문을 양각한 ‘마로관(馬老官)’이란 기와가 발굴됐고, 11곳의 집수정·2곳의 우물·3동 건물지 17동·문지 3개소·치3개·수구 3개·수혈유구 30여기·제사유적 건물지·토기류와 철기류 및 청동기류 등 다양한 유구와 유물이 발굴돼 백제가  6세기부터 7세기까지 성을 처음 쌓아 사용한 사실을 알게됐다.

특히 철제 솥을 비롯한 생활유물과 철제 호등·마탁(馬鐸)·철제식꽃이와 유사한 무기류는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무기류 철제화살촉과 제사유구의 토제마·청동마·철제마 등 다량의 이같은 유물은 그동안 산성유적에서 보기 드문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됐기 때문이다.

특히 204점에 이르는 토제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출토량을 기록했다. 그동안 토제말(馬)이 출토된 곳은 충남 당성과 경기도 하남의 이성산성·포천 반월산성·천안 위례산성·양주 대모산성. 전북 부안 죽막동 제사유적·영암 월출산 제사유적 등이다. 청동으로 만든 말(馬)은 양주 대모산성이나 익산 미륵사지 등지에서 출토됐다.

말은 신적인 존재 또는 남성을 상징해, 의리와 충성을 나타냄과 동시에 영험한 신승물(神乘物)로 여겨지는데, 마로산성의 제사유구는 마로산성이 성곽으로서의 기능을 다한 후 고려시대 말 이후 조선 초의 것이라는 게 사학계의 주된 판단이다.
 
중국과 교류 활발했던 마로산성
 
마로산성은 3차 발굴 결과 성벽을 포함해 백제시대 이후 통일신라시대 등의 많은 유물들이 다양하게 출토돼 이 중 중국 청자와 백자, 동경(銅鏡)이 출토돼 당시 중국과의 활발한 교류가 이뤄졌음이 확인됐다. 9세기 이후 10세기 초의 유구와 유물이 많이 출토된 이유는 통일신라시대 후기 및 후삼국시대 우리지역의 호족집단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제 동경이나 청자·백자·은제요대와 마로산성에서만 간직하고 있는 수막새 등은 후삼국시대 우리지역 사회상과 함께 중국과의 활발한 교역을 시사하는 유물로, 향후 당시 우리지역 호족들이 중국과의 어떤 활발한 교역을 벌였는지 과제를 남기고 있다.

또한 남문지 외곽의 주공열(柱孔列)은 성문을 방어하기 위한 1차 시설물로 2개의 주공이 조합을 이뤘다는 점을 감안하면, 목책을 단단히 고정기 위한 시설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동쪽에만 이러한 주공열이 없어 이는 동쪽문을 돌아서 문을 통과한 것으로 여겨진다. 마로산성의 이러한 시설은 사학계에 조사된 사례가 드물어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한편 광양시는 문화재 지정에 따른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문화재 지정과 동시에 안내판 설치는 물론, 이곳을 역사문화 탐방 장소로 활용키 위한 진입로 정비, 도시공원화 조성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