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광양캠퍼스 건립 ‘안개정국’
순천대 광양캠퍼스 건립 ‘안개정국’
  • 이성훈
  • 승인 2008.11.06 10:01
  • 호수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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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추진협, 감정적 대응 자제…행정절차에 따라 추진키로
순천대 광양캠퍼스 건립이 갈수록 혼미해져가고 있다. 더군다나 이 사안이 정치권 대립과 지역 문제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는 등 실마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본지가 지난주에 단독 보도했던 ‘순천대 광양캠퍼스 건립 암초 만나’(10월23일자 1면)라는 기사와 관련, 순천대와 광양시, 글로벌특성화대학 광양캠퍼스 건립 추진협의회(위원장 황재우) 등 기관, 단체는 일제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  

추진협의회는 광양캠퍼스 건립이 차질을 빚자 수차례 비공개 대책회의를 갖고 대책에 나섰다. 협의회는 일단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차분하게 사태를 풀어나간다는 입장이다.
 
협의회, 청와대에 탄원서 전달
 
협의회는 지난달 31일 청와대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국토해양부에 도시계획시설 중단요청을 한 것과 관련해 부당하다는 요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서갑원 의원의 겁박에 굴복한 교과부의 무소신과 소지역주의에 매몰돼 부정한 힘을 동원해서 대학관계자들의 노력을 무력화 시키는 포퓰리즘으로 인해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법과 원칙을 지키며 순리대로 진행돼 오던 사업이 외압에 의해 일순간 번복돼 버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황재우 위원장은 “그동안 캠퍼스 건립이 행정절차에 의해 차분히 진행된 만큼 냉정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이 문제가 지역간 감정싸움으로 비화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명백히 공문에 의해 일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논리로 행정이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순리와 명분대로 캠퍼스 건립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에서도 일단 행정절차가 이뤄진 만큼 직접적인 대응보다는 정치권에서 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우 의원, ‘정치적 압력 곤란’
 
우윤근 의원은 지난 3일 박종구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과 장만채 순천대 총장을 국회의원회관에 초청해 3자 모임을 주선했다. 우 의원은 이 모임에서 “정부행정이 일관성을 갖지 못할 경우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갖게 된다”면서 “광양캠퍼스 건립에 대해 긍정적 검토 의견을 갖고 있던 교과부가 갑자기 입장을 유보한 것은 잘못된 행정처분”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어 “광양캠퍼스 건립은 정치적 압력이나 외부의 입김에 의해 좌우될 문제가 아니라, 대학 스스로 장기적으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결정한 사안으로 대학의 결정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원은 국회 예결위 각 부처별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지적할 방침이다.
한편 순천대 전체 교수회는 지난달 30일 서갑원 의원이 최근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을 유보해줄 것을 교과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자 서 의원을 향해 ‘대학발전의 저해행동을 그만두라’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순천대 총학생회는 지난 4일부터 20일 동안 영등포 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벌이겠다며 영등포 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내고 현재 상경한 상태다. 총학은 집회를 통해 광양캠퍼스 유보 요청의 철회와 서의원의 사과를 요구할 방침이다.
한편 오는 14일 전남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었던 광양캠퍼스 도시관리계획 안은 현재로서는 상정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도시계획 상정이 무산된 후 오는 14일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사안이 좀처럼 풀리지 않아 상정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