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장만채 총장 ‘선전포고’
순천대 장만채 총장 ‘선전포고’
  • 이성훈
  • 승인 2008.11.26 20:49
  • 호수 2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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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캠퍼스 설립 무산되면 응분의 책임 물을 것”
순천대학교가 광양캠퍼스 설립에 승부수를 던졌다. 순천대 장만채 총장은 지난 24일 교직원과 학생을 상대로 한 광양캠퍼스 설립 관련 설명회에서 “광양캠퍼스 설립이 무산될 경우 발목을 잡은 정치인과 교육부, 노관규 순천시장 등 책임을 질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장 총장은 또 “광양캠퍼스 설립이 무산되면 총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장 총장은 “순천대의 미래를 위해서 사심 없이 추진하는 일을 정치적 또는 이해관계에 의해 좌절되고 있다”면서 “대학의 응집된 힘으로 꼬투리 잡고 발목 잡은 사람들에게 반드시 상응하는 응징과 함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총장은 이날 “정치인과 순천시는 말로는 지역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광양캠퍼스 설립을 반대하면서 비난하고 헐뜯기만 할 뿐 대안은 전혀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로 순천대 죽이기를 하고 있다”며 비판한 뒤 “대학 내 대부분의 교수가 찬성하는데도 일부에 의해 여론이 호도되는 상황에서 ‘정치인이 뭐라고 했다고 흔들린 교육행정도 크게 잘못된 것’이라며 총괄적으로 책임을 지우겠다”고 강조했다.

장 총장은 이어 “광양은 이미 대학 유치 문제가 공론화 되어서 우리 대학이 아니라도 쉽게 제3의 다른 대학을 유치하게 될 것”이라며 “불행하게 이게 순천대의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광양캠퍼스 설립, 다음달 고비
 
한편 광양캠퍼스 설립은 오는 12월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양시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광양캠퍼스 설립을 위한 예산 50억 원을 지원하려면 광양시의회의 내년도 예산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시의회 정례회 기한이 바로 다음달 19일이기 때문. 시는 지난 9월 순천대에 50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따라서 최소한 다음달 초순까지는 광양캠퍼스 설립에 윤곽이 드러나야 한다. 장 총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광양캠퍼스 설립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도 예산 편성을 하지 못해 순천대와는 더 이상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만일 광양시에서 공모를 통해 다른 특성화 대학을 유치하면 순천대가 미래의 위기 상황에서 절대 버텨내지 못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시는 순천대와 순천시의 여론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광양캠퍼스 설립에 대해 시에서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이미 정치권으로 사안이 넘어간 데다 시와 광양캠퍼스 추진협의회에서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광양캠퍼스 설립 여부는 순천대와 순천시에서 풀어야할 입장이라는 것이다. 시는 최근 민주당의 대토론회 개최 의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도 토론회에 나서봤자 특별히 이득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시는 또한 광양캠퍼스 설립이 공론화가 된 만큼 공모를 통한 대학유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황선범 총무국장은 “광양캠퍼스 설립은 우리시에 대학이 반드시 설립돼야 한다는 목표와 순천대의 뜻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설립을 추진했었던 것”이라며 “만일 무산될 경우 전국 공모를 통해 대학 유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황 국장은 “이제는 우리시가 나서서 대학 유치에 노력할 수 있다”면서 “KAIST나 포항공대, 울산 과학기술대처럼 남부지역의 거점 공대를 만드는 것이 시의 목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