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양기업 임직원들이 ‘우수리 기금’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나눠주는 행사를 펼쳐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움츠려드는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주는 따뜻한 이야기를 지역사회에 전하고 있다.
‘우수리’란 잔돈의 순 우리말. 태인동에 자리잡고 있는 (주)광양기업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연관기업으로 근로자수가 670명이나 된다. (주)광양기업의 근로자협의회 대표인 김용현(53)씨는 지난해 직원들의 화합과 노사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 수 있는 계기를 하나 만들어보자는 궁리를 하다가 문득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렸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투리 돈.
김장 하는 날, 지난 3일 (주)광양기업 마당에는 회사 내 동아리 중의 하나인 ‘사랑나누기동호회’(회장 안병호ㆍ42) 회원들 140여명이 네댓 줄로 탁자 앞에 서서 어제 절여놓은 배추 1천포기에 갖은 양념 속을 버물려 넣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직원들의 손놀림은 절인 배추에서 김장 통에 나누어 담는 것까지 척척 들어맞았다. 강순행 사장도 직접 앞치마와 고무장갑을 끼고 직원들의 응원을 받으며 척척 김장을 담갔다.
광양기업의 김장 사랑나누기는 모든 것이 지역에 대한 애정으로 시작했다. 배추는 옥곡면 산지 농가에서 직접 사왔고 무, 갓, 고춧가루 등 양념류는 모두 광양재래시장에서 마련했다.
이날 담근 김치는 혼자 사는 노인 58세대, 소년소녀가장 20세대, 광영동 생활보호대상자 자녀공부방, (주)광양기업 사랑나누기 동호회 자매결연 가정 3세대(중마동, 광영동, 광양읍 각 1세대), 광양읍 실로암마을, 전남 아동학대예방센터(순천에 있으나 광양지역 어린이들이 많음) 등으로 직원들이 이날 직접 차로 실어 날랐다.
▲ 전달해줄 사람들의 명단을 김치 통에 일일히 적어놓고 점점하는 직원들.
한편, 광양기업에는 15개의 동호회가 활동 중인데, 이렇게 동호회가 활발한 것은 최고경영진이 동호회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뢰가 노사간의 끈끈한 응집력을 추동하고 이것이 회사발전의 원동력인 노사화합으로 승화된다. 특히 사랑나누기 동호회는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지역기업에 다니는 사원들로서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동호회 하나 만들어 보는 게 어떠냐는 사원들의 자발적인 뜻을 모아 지난 1월 광양기업 사내 동호회로 출발했다.
(주)광양기업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우수리 기금’은 이날 1천포기 김장김치가 되어 어려운 사람들의 품에 안겼다. (주)광양기업의 지역사랑 이웃사랑 이야기는 올 겨울 추위가 아무리 매서워도 우리 광양시민들의 마음만은 따뜻하게 덥혀주고도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