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각, 남의 문제가 아닙니다”
“노총각, 남의 문제가 아닙니다”
  • 광양신문
  • 승인 2006.10.13 15:31
  • 호수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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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주선에 앞장 선 박선홍 목사
광양읍 세풍리에 있는 동명교회. 이 곳 담임목사인 박선홍(50) 목사는 최근 광양에 있는 노총각들과 베트남 처녀와의 결혼 중재를 맡아 주위를 훈훈케 하고 있다.

사실 박 목사가 본지에 소개된 것은 수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본지 45호 1999년 10월 25일자 신문을 보면 박 목사는 본지에서 캠페인을 펼친 칭찬 주인공에 선정됐었다. 당시 그는 마을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신자들과 함께 미용봉사를 꾸준히 했었다. 지금도 역시 한 달에 한 번씩 교회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미용봉사를 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자세히 보니 신자중에 노총각이 많이 있더군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서른 다섯을 넘긴 이들이 현재의 한국사회에서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러던 중 베트남 여성과의 만남을 생각했습니다.”
그가 국제결혼을 주선하면서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사기결혼이다. 행여 돈만 받아 챙긴 후, 한국으로 오지 않거나 도망가버리는 것을 염려해 베트남 현지에서 철저히 신분을 확인하고 국내에서도 국제 결혼에 다양한 경험을 쌓은 신자를 통해 완벽하게 계획을 세운 다음에 결혼에 성공시킨다. 박 목사는 다행히 결혼을 성사시킨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국내에서도 낯선 사람들끼리 만나 결혼을 하면 어느정도 적응기간이 필요한 것이 당연합니다. 하물며 외국에서 시집온 여성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사시사철 여름인 베트남 여성들은 한국의 날씨에 민감하다고 합니다. 또한 음식이며 생활 모두 낯설어 이들에게는 최소한 일년 정도의 적응기간이 필요하지요.”

박 목사는 “베트남 여성이 어느정도 적응기간이 끝나면 생활력이 무척 강해 우리나라 문화에 쉽게 적응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랑과 시부모를 포함한 신랑측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를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국제결혼에 대한 편견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국제결혼이 어느정도 알려져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 편견이 심합니다. 혼혈인에 대한 차별, 단지 피부색과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에서 오는 편견들…이것을 깨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그는 특히 “우리보다 못산다고 업신여기는 동남아 사회에 대한 차별은 결국 우리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여성들이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하려면 2년 이상 국내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 기간동안에는 비자를 틈틈이 갱신하고 있지요. 한국에 오는 손님들, 아니 한 가족이나 다름없는데 사회에서 따뜻이 반겨주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4쌍의 결혼을 성공시킨 박 목사는 앞으로 더욱더 바빠질 것 같다고 말한다. “노총각 결혼보내기 운동을 좀더 지속시킬 계획입니다. 내년 6월경에 베트남 여성들을 위한 문화센터를 지으려고 합니다. 이곳에서 한글도 가르치며 음식을 비롯한 다양한 한국인들의 생활상들을 꼼꼼히 가르칠 예정입니다.” 박 목사는 “늘 묵묵히 도와주고 있는 신자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며 “앞으로도 지역주민들을 위해 다가서는 교회를 이끌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입력 : 2005년 12월 29일 13: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