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컨테이너 항만
세계의 컨테이너 항만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6.12 09:05
  • 호수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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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물류중심을 향한 주요 항만들의 치열한 경쟁
지난 호에 언급한바와 같이 항만은 다른 산업을 지원하는 기능시설일 뿐만 아니라 독자적으로 높은 부가가치 창출산업으로 세계 각국은 중심 항만을 향한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 다투어 대규모 항만을 개발하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유인책을 쏟아낸다. 항만의 경쟁력과 국가 경쟁력간의 연관성이 각국 항만들을 무한경쟁에 내몰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 주요항만들의 성적은 싱가폴항, 상하이항, 홍콩항, 선전항, 부산항 순이다.
싱가폴은 2007년 2794만 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며 3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싱가폴의 강점은 기간항로상에 입지해 (북미, 유럽, 아시아 역내 항로의 경유지) 환적화물 처리에 최고의 요충지라는 점이다. 실제로 싱가폴은 국내수출입 물량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환적화물 처리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상하이가 홍콩을 제치고 2위에 오른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4위를 기록한 선전항 또한 홍콩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그 뒤를 우리나라 부산항이 잇고 있다.
그동안 싱가폴, 홍콩, 부산, 로테르담, 카오슝항 등은 지정학적 장점과 최첨단 시설, 각종 인센티브 지원책 등을 통해 자국 화물뿐만 아니라 인근의 항만과 연계해 환적화물을 대거 처리하면서 각국의 부를 키우는 효자 산업으로 항만산업이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중국항만의 급성장은 세계항만의 순위를 뒤흔들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낮은 수심, 부족한 항만시설 등의 이유로 미주나 유럽으로 오가는 수출입 화물을 인근 큰 항만에서 환적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중국 국민소비와 대외교역의 지속적인 성장, 그리고 수출환급세율 인하에 따른 수출 증대로 자국 내 컨테이너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깊은 수심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준설공사를 벌였다. 또 터미널 시설 현대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자국 화물을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중국항만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국의 상하이항은 전년대비 20.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홍콩항을 제치고 세계 2위 항만으로 부상했고, 2000년 세계 20대항만 내 중국항만은 고작 2개에서 2007년 6개로 껑충 뛰어 올랐다. 특히 상해항의 경우 도심 속 항만의 혼잡과 수심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32㎞에 달하는 동해대교로 육지와 섬을 연결해 양산항이라는 대규모 항만을 건설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항만의 급성장은 아이러니하게 홍콩항의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간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던 중국의 화물을 처리하며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홍콩은 중국내 물류시설이 크게 업그레이드되면서 처리물동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력 있는 항만으로서 명성과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항만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세계 각지와의 연결성과 연결 빈도도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정부차원에서도 새로운 물동량 증진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시행할 계획이다.
아시아권 5개 항만의 뒤를 이어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이 유럽을 대표하는 항만으로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로테르담항은 유럽에서 가장 먼저 천만 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한 항만으로 항만을 중심으로 도로, 철도, 운하 등으로 반경 500㎞이내에 유럽전역이 방사선처럼 연결되는 천혜의 지리적 조건을 지녔다. 유럽으로 들어오는 물량의 60%, 나가는 물량의 30%가 로테르담에서 처리되면서 유럽의 모든 길이 로테르담과 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또한 중동의 허브항으로 주목받는 두바이가 7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항만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몇 해간 두바이는 계속해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환적화물 증가뿐만 아니라 막대한 양의 도시개발과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라크 재건사업의 물량덕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토면적이 서울시보다 작고, 인구는 고작 30만 명이 사는 황량한 모래가 나부끼는 사막과 낙타가 전부인 척박한 땅 두바이의 세계적인 항만으로의 발돋움은 국제물류중심항만을 향해 발전하고 있는 광양항에 주는 의미와 교훈은 크다. 
우선 발상의 전환에 의한 창조정신이다. 40도가 넘는 뜨거운 사막에 인공 스키장, 세계 최초의 해저호텔 등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창조정신으로 세계의 사람과 정보, 돈이 몰리는 두바이로 변신하고 있다. 또한 남과 똑같아서는 국제비즈니스 허브가 될 수 없다는 전제하에 ‘외국인이 들어오지 않고는 못 배길 시설과 비즈니스 환경(세금, 규제 등이 없는 4무 2다의 정책)’을 조성해 다른 국가와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두바이 제벨알리항은 항만시설 뿐만 아니라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32배인 3200만평의 광활한 배후물류단지가 있어 고부가가치 화물창출항만으로 발전하고 있다.

경이로운 두바이의 고도성장을 바라보면서 동북아 물류중심항만으로 발전하고 있는 광양항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조금은 더디기 만한 성장속도가 안타깝지만, 광양항의 입지여건과 항만여건은 두바이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인 388만㎡에 이르는 광활한 배후물류단지의 조기개발과 세계 유수기업 입주 등 활성화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광양항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확신하고 우리 모두가 발상의 전환적인 아이디어 개발과 불굴의 열정을 갖고 총력 매진한다면 두바이에 못지않은 아니 그이상의 발전도 가시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