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병, 폐농자재, 스티로폼 등 즐비
농약병, 폐농자재, 스티로폼 등 즐비
  • 이성훈
  • 승인 2008.03.20 08:59
  • 호수 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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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지킴이 “농약 빈병 투기는 섬진강 죽이는 꼴”
 
진월면 송현마을에서 신송마을에 이르는 섬진강 변 둑에 각종 생활쓰레기가 불법 투기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무단 투기된 쓰레기 중에는 농약 비닐포장지를 비롯한 농약쓰레기도 함부로 버려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5일 영산강유역환경청 섬진강 환경지킴이(팀장 박정수ㆍ이하 환경지킴이)와 함께 이곳 현장을 둘러본 결과 각종 쓰레기가 난무하고 있었다. 쓰레기 중에는 폐플라스틱 용기, 스티로폼은 물론이고 비닐류, 폐농자재, 포대에 가득 쌓인 이름 모를 쓰레기가 가득했다.

특히 농약 필름류 포장재비닐 쓰레기도 상당수 무단 버려져 있었다. 정병구 환경지킴이 부팀장은 “맹독성인 농약 빈병을 함부로 버리면 섬진강으로 농약성분이 스며드는 것은 뻔하지 않느냐”며 안타까워했다. 둑 건너편 비닐하우스 주변 공한지에도 온갖 생활쓰레기를 비롯해 태우고 남은 쓰레기가 버려진 채 수북히 쌓여 있었다. 환경지킴이 측은 “진월면 송현마을에서 신송마을에 이르는 섬진강 둑 일대가 쓰레기가 뒤덮여 있다”며 “심지어 냉장고도 발견되는 등 이곳 일대 오염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환경지킴이 관계자는 “이렇게 섬진강 주변이 쓰레기로 방치되고 있는데 지금껏 공무원을 본 적이 없었다”며 “광양시에서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니냐”며 시의 안일한 대처에 분통을 터뜨렸다. 또 “광양에 있는 수많은 환경단체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환경단체에서 먼저 오염된 현장을 찾아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텐데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정병구 환경지킴이 부팀장은 “이곳에서 불법 어로도 자행되고 있어 폐그물을 수거한 적도 몇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환경지킴이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1.5톤 정도. 정 부팀장은 “매주 수요일마다 무단투기 방지 홍보를 하고 있고 순찰도 강화하고 있지만 쓰레기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일침했다.
 
광양시, 단속 미비 “인원부족, 외지인 무단투기로 어려움 많아”

그러나 광양시는 이에 대한 단속이 미비한 실정이다. 현재 광양시청 공무원 중 폐기물 단속 인원은 한명밖에 없다. 이마저도 중마권과 광양읍권 중심으로 단속을 펼치고 있어 면까지는 손을 뻗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면지역 단속은 주로 해당 면에서 지도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무단투기 신고가 들어오면 곧바로 현장에 들러 단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 폐기물 단속인원으로 공익 요원이 10명 있었으나 지금은 한명밖에 없고 이마저도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어서 단속인원이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이날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자 시에서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렇게 불법 투기가 자행되고 있는 줄은 잘 몰랐다”고 말했다.

진월면 관계자는 “각 마을 이장을 통해서 마을방송으로 꾸준히 홍보를 하고 무단투기 방지 대책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곳이 인적이 드물다 보니 야간에 외지인들이 차에 쓰레기를 싣고 무단으로 버리는 일도 있어서 우리도 단속하는데 애로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대책은 막연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빈 농약병 수거의 경우 단가를 좀 더 올려 현실화 시켜 수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장을 둘러본 결과 하천 주변 사토지 유실 방지를 위해 어르신들이 비닐로 막아 놓은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무단투기 지적을 계기로 시와 협의해서 무단 투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정수 환경지킴이 팀장은 “어느 하천 주변이나 오염이 조금씩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장활동을 펼쳐보면 광양지역이 특히 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하천 주변 비닐하우스와 무단 경작지에서 나오는 쓰레기,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 부족 등이 섬진강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이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백성호 광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광양시와 환경단체, 기업체, 마을주민 모두가 협력해서 계획을 세워 쓰레기 수거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 사무국장은 “환경련에서 는 우리지역 섬진강 정화 활동과 관련, 앞장서서 추진할 의사가 있다”며 “지구의 날(4월 22)을 맞아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 대대적인 수거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마다 쓰레기 공동 집하장 및 자원재활용을 위한 폐농자재집하장을 설치,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