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드래곤즈에겐 색다른 카드가 없다
전남드래곤즈에겐 색다른 카드가 없다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7.03 09:32
  • 호수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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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의 18경기 연속무패행진과 K리그 10연승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전남드래곤즈!
28일 벌어진 수원삼성과의 K리그 12라운드에서 0:2로 패하면서 올시즌 광양축구전용구장 2승3무의 무패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또한, 지난달 25일 대구F.C와의 순천 팔마경기장에서 벌어진 홈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를 당한이후 홈 2연패를 기록했다. 2승3무7패 승점 9점으로 11라운드와 같은 13위를 유지했다.
다행히, 같은날 벌어진 F.C서울과 부산전에서 서울이 2:1로 역전승 거두면서 전남이 최하위로 추락하는 수모는 면했다.
 
객관적인 전력을 비롯 모든면에서 전남이 무적함대 수원삼성을 벽을 넘는다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그러나 공이 둥글고, 수원의 연승행진 신기록은 언젠가는 멈출 수 밖에 없다. 신기록을 저지하는 행운의 주인공이 전남드래곤즈였으면 하는 바램은 무리였다.

“상대의 기록 저지가 목표가 아니고, 승리를 하기 위한 준비를 할 뿐”이라고 말한 박항서 감독의 경기전 겸손한 목표가 무위로 끝났다. 수원은 수비수 송종국, 마토, 양상민, 박현범의 부상과 조원희의 경고 누적으로 정상적인 수비라인을 갖출 수 없었다. 여기에 경기시작 7분만에 곽희주가 부상으로 교체되었다.
이정도로 주전 수비수들이 빠진 상황이라면 수비에 구멍이 생겨야 된다. 그러나 수원은 달랐다. 차범근 감독은 부상의 고충을 감내하기 보다는 포지션 파괴라는 색다른 카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차감독은 공격수 김대의와 남궁웅 선수를 수비로 배치하는 초강수를 뒀다.

또한, 곽희주의 자리에 신인 최창용을 기용하는 배짱도 보여줬다. 결과는 대성공 이었고, 전남에겐 뼈아픈 경기였다. 차감독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당분간 포지션 파괴는 계속될것이다.”라고 밝혔다. 색다른 방법으로 선수 구성을 해도 정상 전력을 가동하는 수원, 올시즌 무패가 증명하듯 무서운 팀이다.
이날 경기는 하루종일 내린비로 인해 수중전을 치뤘다.
젖은 그라운드가 변수로 작용한다면 전남으로선 유리한 입장이었다. 전남은 주중 컵대회를 치루지 않아 체력적 부담이 없었다. 부담은 한달간의 휴식기간 동안 실전을 치루지 않아 경기 감각을 얼마나 빨리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었다.

반면 수원은 주중 제주와의 원정경기에 1:1 무승부 경기를 펼치면서 체력적 부담을 안았다. 여기에 주전선수들의 줄부상과 경고누적으로 올시즌 가장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었다. 경기시작과 함께 수원은 서동현, 신영록, 에두를 앞세워 전남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남은 양측면 공간을 허용하며, 수비 뒷공간을 쉽게 내주는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전반전은 실점없이 0:0으로 경기를 마쳤다. 후반들어 전남은 10분만에 수원의 서동현에게 수비진영 좌측 공간을 내주며 크로스 허용했다.
서동현의 발끝을 떠난 볼은 신영록 선수의 머리에 맞으며 전남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어 4분만에 에두가 골문을 향해 올린 볼이 어이없게 골로 연결되면서 쐐기골이 되었다. 전남은 후반에 고기구와 주광윤등 공격수를 총 출동시켰으나, 수원의 두터운 수비벽에 막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시즌초부터 부상 병동으로 불렸던 전남에겐 4주간의 황금의 시간이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 모습이었다. 공백기간 동안 후반기를 충실히 준비한다면 부진의 늪을 빠져 나올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수원과의 경기가 더욱 아쉽다.
허벅지 근육 부상을 당한 김태수와 컨디션 난조를 일으켰던 김명운 선수의 복귀와 국가대표 김치우, 고기구의 활약에 기대를 모았으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전남은 오는 6일 제주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올시즌 원정경기 5전전패의 충격적인 기록을 단절 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최하위를 기록중인 부산이 서울과의 경기에서 비록 역전패를 당했지만 올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펼치면서 탈꼴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13라운드에서 만약 전남이 패하고, 부산이 승리하면 꼴찌는 뒤바뀐다. 전남의 원정 첫승과 함께, 추락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박항서 감독의 비책을 제주전에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