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단일민족의 장막을 거둘 때
이제는 단일민족의 장막을 거둘 때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9.11 09:11
  • 호수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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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지난 7월 31일자부터 연재를 시작한 기획취재 ‘다문화사회, 공생대안은 무엇인가’ 시리즈가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는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전국 13개 일간지ㆍ주간지 기자들이 지난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약 보름간 국내 이주 여성ㆍ노동자센터, 다문화 관련 전문가 등과 함께 취재일정을 계획하고 국내와 해외 취재를 통해 송출국의 결혼 이민자, 이주 노동자 관리 실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공동기획취재단은 국내 취재를 마친 후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9일까지 태국ㆍ베트남에서 10여 일간 왕복 10시간 이상 버스를 매일 타면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 여성들의 가족들을 직접 만나고 애환을 들었다. 현지에 있는 산업인력공단도 방문해 결혼 이주민, 이주 노동자들의 실태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광영동에 거주하는 루엔티짱의 가족뿐만 아니라 3~4명을 더 섭외해서 그들의 가족을 만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동취재인데다가 각 지역에서 올라온 기자들도 해당 지역에서 가족들을 섭외 했기에 현실적으로 우리지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의 가족을 많이 만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기자들과 함께 해당 지역 결혼 이민자, 이주 노동자들의 가족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슴시린 애잔함을 느낄 수 있었다. 뭉클한 순간도 많았다. 과거에 우리나라 사람들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 돈을 벌기위해, 결혼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외국 땅을 밟았다.

이들 중에는 온갖 인종차별 속에서도 외국에서 당당하게 생활하고 성공한 교포들이 있다. 이와 반대로 현지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고 뜻하지 않는 사고를 겪어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잘된 소식이야 박수칠 일이지만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 분노가 치민다. 우리 민족이 낯선 외국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인종차별을 당하는 것에 대해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리라. 코리안드림을 실현하기 위해 빚을지고 브로커들에게 웃돈을 건네며 들어온 이주 노동자, 불법 체류임을 알면서도 당장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아픈 곳이 있어도 하소연할 곳이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 낯선 한국 문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온종일 집안에서만 살아야 하는 결혼 이민자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의 현실이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느낀 것은 우리나라는 더 이상 단일민족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에 외국인이 100만 명 이상 살고 있고 조만간 200만 명을 넘어 500만 명에 도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이들을 외면하고 방치해야 할 일이 아니다. 앞으로 이들이 사회 여론을 주도할 날도 머지않았다는 이야기다.

우리지역도 마찬가지다. 지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 이미 1천명이 넘었다. 광양시 인구의 100/1 수준이다. 거리 곳곳에서 외국인들을 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우리시는 광양항, 광양제철소와 연관단지 등으로 인해 외국인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러나 아직도 외국인을 낯선 이방인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동남아인이나 흑인을 보면 더욱 더 꺼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이런 장막을 거둘 때가 됐다.
외국인들을 배타적으로 대하지 않고 우리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이는 것, 우리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이 될 수 있는 공동체적 사고방식을 갖는 것. 우리가 먼저 마음을 열어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