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례리 주령마을 주민, 발파 피해 호소
덕례리 주령마을 주민, 발파 피해 호소
  • 최인철
  • 승인 2008.12.31 16:59
  • 호수 2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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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광양간 고속도로 공사로 주택균열, 지하수 고갈됐다” 주장

한창 건설 중인 전주~광양간 고속도로 건설현장 주변에 자리 잡은 광양읍 덕례리 주령마을 주민들이 터널 발파공사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 구간 건설업체인 D건설측이 피해발생시 즉각 보상을 약속하고도 터널공사가 거의 완공단계에 있는 현재까지도 별다른 피해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주민을 무시한 ‘일방통행식’ 공사라는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 덕례 주령마을-횡단으로 균열이 발생한 주령마을 회관. 주민들은 이 같은 균열현상이 발파공사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령마을은 순천과 광양의 경계지점에 위치한 마을로 30여 세대, 100여 명의 주민들이 과수원과 벼농사, 가축 등을 키우며 도란도란 살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 그러나 D건설이 전주~광양간 고속도로 1구간 공사를 시작하면서 마을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D건설이 순천시 왕조동 대동마을과 광양시 광양읍 덕례리 주령마을을 통과하는 터널발파를 시작한 것은 3년 전부터. 순천시 왕조동 대동마을 방향에서 발파공사가 진행될수록 마을회관을 비롯한 주택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바닥이 내려앉거나 창문의 뒤틀림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심지어는 염소를 비롯한 가축이 사망했고 소가 유산을 한 경우도 발생했다. 주민들은 이 같은 피해가 터널발파공사로 인한 소음과 진동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마을청년회 김정일 회장은 “발파공사로 인해 주택균열과 소음으로 주민들이 생활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D건설은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공사를 하며 주민과 약속한 피해보상도 차일피일 미루더니 이제는 공사가 끝난 후 피해조사를 통해 보상액을 책정하겠다며 배짱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지난해 주민들의 항의에 따라 D건설은 주민들에게 △공사현장 내 주민채용과 △피해발생시 즉각적인 보상 등 몇 가지 조항을 약속하고 협약서를 작성했으나 일부 주민을 건설인력으로 고용한 것 외에는 지금껏 지켜진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지하수 고갈문제다. 아직까지 상수도 혜택을 받지 못한 채 관정을 파고 지하수를 끌어들여 식수를 해결하고 있는 주민들은 언제부턴가 ‘물을 아껴쓰자’는 마을방송을 시시때때로 듣고 있다. 지속된 가뭄 탓도 있지만 고속도로 공사로 수원이 막히거나 흐름이 바뀌면서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게 주민들의 우려다.

주민들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식수난을 겪을 만큼 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공사가 진행되고 난 뒤 물 부족이 심해져 과수 등 농작물 작황이 떨어지더니 지금은 먹는 물까지 제한을 받고 있다”며 “공사로 인해 지하수 물줄기가 변형됐을 경우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의 특성상 식수난으로 인한 주민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D건설측은 “발파 전 사전안전점검을 거쳤고, 발파가 완료된 시점에 다시 안전진단을 실시할 것”이라며, “피해발생이 확인되면 보수공사나 그에 상응한 보상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주민과 합의한 도로포장이나 배수로부문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하수 고갈문제에 대해서는 “사전 환경영향평가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그런 문제는 전혀 없을 것”이라며 주민 식수난이 공사와는 관계없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