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당연한 생활의 일부분
봉사는 당연한 생활의 일부분
  • 박주식
  • 승인 2010.08.23 09:21
  • 호수 3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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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사람들-김융하 동사모 회장

“남들이 인정하는 봉사는 의미가 없어요. 봉사를 시작하고 5년이 지나면 봉사라는 생각이 없어지고 생활의 일부분이 돼버립니다”

김융하 동사모 회장은 “봉사를 오래 하다보면 직장에 출근하듯 당연히 가게 된다”며 “내가 안가면 서운해 할 것 같은 느낌과 그곳의 상황이 눈앞에 아른거려 발김을 멈출 수가 없다”고 한다.

‘동사모’는 동광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하지만 지금은 동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고쳐 부른다.

“ 더 많이 가진 내가 이웃과   나눠야죠”

처음 모임을 결성할 당시엔 동광양 시였지만 지금은 광양시로 합해진 때문이다.
김융하 회장이 동사모를 결성하한 것은 14년 전.

당시 그는 건강이 좋지 않아 복식호흡을 배우러 다녔고 심신을 수련하던 중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여기서 그는 배운 능력을 돈벌이가 아닌 불우 청소년에게로 돌렸다.
함께 수련을 하던 사람들과 함께 불우청소년이나 소년소녀가장들을 찾아 마음을 위로하고 돕는 일을 시작한 것.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동사모’다.

이후 동사모는 수련자들만이 아닌 가정주부들로 회원을 확대해 나갔고, 지금은 회원이 50여명에 이른다. 활동도 청소년지원뿐만 아니라 중증장애인 사회복지시설과 재가 복지센타 방문 봉사를 비롯해 가사지원 도우미, 기타 크고 작은 지역행사에 적극 참여하며 봉사를 확대했다.

그렇게 10년이 넘는 세월을 한결같이 봉사에 매진하다 보니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에게 ‘봉사에 중독된 사람 같다’는 말을 자주 한다. 또 그의 직업이 봉사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어느 순간 봉사라는 생각을 잊어버렸다”고 한다.  그는 “이웃을 만나듯, 친구를 만나듯 알고 있는 친한 사람을 찾아간다는 느낌으로 보고 싶은 얼굴을 보러간다”며 “이것은 더 이상 봉사가 아닌 생활”이라고 강조했다.

“봉사통해 욕심을 버려요”

그는 봉사를 통해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배움은 욕심을 버리는 것.
세상은 늘 아옹다옹 이다. 월급이 많고 적고, 집이 크고 작고, 누구보다 잘 살고 못살고…등을 서로 비교하며 스스로 힘들어 한다. 하지만 봉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내가 더 많이 가졌고 내가 나눠줘야 하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경제적이든 가족관계든 무엇을 비교해도 그들보다 부족한 것이 없다”며 “더 큰 욕심 갖는 건 죄를 짓는 것이라 생각하다보면 욕심은 사라지고 가정엔 평화가 생겨난다”고 한다.
김 회장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더 많은 이해를 당부했다.

혹자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여행을 하고 캠프를 갈라치면 ‘가진 것 없고 불편한 사람들이 남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뭐 하러 우리도 안가본데를 가려고 하느냐’는 얘기를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것도 할 수 있지만 그들은 할 수 없고 그래서 더 간절히 원하는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대구가 고향인 그가 광주가 집인 남편을 만나 남편 직장 따라 광양으로와 광양사람이 된지도 벌써 20여년이 넘었다. 그가 살아가는 광양은 고향인 대구보다도 학창시절을 보냈던 서울보다도 더 살기 좋은 곳이다.

가족 같은 이웃이 그렇고, 날씨가 그렇고, 모든 것이 그렇다.
김 회장은 엄마와 함께 봉사를 따라 배우며 스스로 알아서 하는 법을 배운 아이들이 고맙다.

그는 벌써 어른의 마음을 가져버린 아이들이 부모가 원하는 것이 아닌 자기가 원하는 꿈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 어쩔수 없이 하는 직장생활이 아니라 내가원하는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봉사의 달인 김융하 회장, 그가 언제까지나 행복한 이웃으로 우리곁에 함께하길 소망한다.                                  

박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