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한약재에 대한 오해와 진실
  • 태인
  • 승인 2007.10.18 08:48
  • 호수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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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언론매체를 통해 한약의 문제점이 빈번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믿고 쓸 수 있는 제대로 된 약재를 구입하고 처방할 수 있게끔 제도적 보완이나 의료법의 개정을 이끌어 내는 단초가 될 만하다는 점에서 공감하는 문제입니다. 다만, 과거 쓰레기 만두 파동이나 중국산 김치의 기생충 문제를 다룰 때 지나친 선정적인 보도와 심층적이지 못한 보도로 애꿎은 피해자들을 양산하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던 것처럼, 한약재의 문제를 다룰 때도 실제 이 문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우리 한의계가 애꿎은 돌팔매를 맞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한약재는 약이면서도 농산물이기도 하여 생산과정에 농약을 치기도 하고 유통과정에 곰팡이가 생기기도 합니다. 우리가 먹는 곡물, 채소, 과일 등 사실 어느 하나 중금속에 자유로울 수 없으며 시간이 되면 곰팡이가 생기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중금속이 초과되어 있고 곰팡이가 있는 한약재가 당연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한약은 전탕과정을 통해 중금속이 거의 나오지 않으며 곰팡이 또한 완전히 제거되므로 안전합니다. 그러므로 한의원에서 조제 받은 약은 아무 근심 없이 복용해도 됩니다. 

 지난 7월부터는 한약재도 규격품을 사용하도록 의료법이 개정되어 엄격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규격품의 포장에는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필증이 반드시 있습니다. 그 외에도 원산지, 생산자 이름과 주소, 가격, 중량, 포장일자 등이 표시돼 있습니다. 규격품을 사용하지 않는 한의원은 처벌받기 때문에 탕제로 쓰이는 약재는 모두 규격품이라고 보면 되고 그만큼 믿을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부정적인 인식으로 점철된 중국산을 비롯한 수입한약재가 나쁜가 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컨대, 계피의 경우 인도에서 들어오는 서강계피와 인도계피에 비해 중국산 유계피와 원계피가 냄새와 맛이 강해 상품(上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후박의 경우는 국내산 후박은 원하는 약효가 나지 않기 때문에 한약재로 쓸 수가 없어 중국산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감초는 우리나라 토양에서는 좋은 품질이 나지 않으며 내몽고 사막지역에서 나는 것을 최상으로 봅니다. 녹용 같은 고가의 약도 러시아나 뉴질랜드의 극한 지방에서 난 것을 좋은 것으로 칩니다. 사향 같은 귀한 약이나 육종용, 용안육, 사인, 천산갑, 등 우리나라에서는 나지 않는 약은 수입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국산이 좋고 중국산이 나쁘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한약재라면 우리 농가를 보호육성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인삼, 당귀, 산약, 황기 등은 국내산이 수입산에 비해 약효가 뛰어나므로 국내산을 쓰게 됩니다.

 수입산의 품질이 낮고 그로 인해 인식이 나빠진 이유는 상술에만 눈 먼 몇 몇 유통업자들이 품질이 낮은 약재를 싼 값에 수입해 왔기 때문입니다. 수입해야 하는 약 중 고품질은 구라파나 미주 등지로 수출되고 한국에는 저질이 수입되는 구조도 한 몫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전문가 팀이 직접 산지를 다녀 고품질의 약재를 선별하여 수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약효나 품질이 한층 나아졌으며 그에 따른 검증도 더 엄격해지고 세밀해 지고 있습니다.   

 한약은 의약품이기 때문에 국민보건을 위해 약재의 취급자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허가받은 제조업체에서 만든 한약재를 이용해 한의사가 처방한 것이라면 가장 믿을 수 있고 안전한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