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향엽, 전 지역 압승…남은 과제는?
권향엽, 전 지역 압승…남은 과제는?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4.04.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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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인수 절반 이상 사전투표, 사실상 결정
이정현 출생지 제외한 전 투표소, 표차 3배
정치력 발휘할 현안 산적…차후 행보 ‘관심’

지난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는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세 후보의 득표율에 관심이 모아졌다.

지역 내 조성된 긴장된 분위기를 무시하듯 압도적인 출구조사와 함께 개표 초반부터 큰 표차로 앞서가기 시작한 권 후보는 비교적 이른 시각 당선을 확정지었다.

선거 투표율

이번 총선은 전국 투표율 67%를 기록하며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국회의원 선거가 됐다.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 역시 지난 총선보다 2% 높은 69.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광양지역 68.6%, 순천시 해룡면 63.7%, 곡성군 74.3%, 구례군 75.1%로 집계됐다. 광양지역내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옥룡면으로 77.9%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중마동이 60%로 가장 낮았다. 비교적 농촌지역이 높은 투표율을 보인 반면 도심지로 갈수록 투표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친 사전투표율은 선거구를 통합해 39%로 집계됐다. 무려 8만 5000여명에 이르는 유권자가 사전투표일에 투표를 마쳤다. 

최종 투표자수가 15만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본 선거일에 앞서 절반 이상의 유권자가 결정을 마쳤다. 이 중 권 당선인은 이미 6만 1135표, 이 후보는 1만8969표, 유 후보는 4908표를 얻은 것으로 집계되며 사실상 본 선거 이전에 승패가 결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 득표율 분석해보니 

대부분 지역에서 권 당선인이 이 후보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초 이 후보의 고향인 곡성지역에서는 이 후보의 강세가 점쳐지기도 했으나 예상을 깨고 곡성 대부분의 투표소에서 권 당선인이 2배 이상의 표차를 보였다. 

다만 이 후보의 출생지인 곡성군 목사동면에서는 이 후보가 권 당선인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권 당선인의 표심이 가장 도드라진 지역은 태인동이었다. 산단과 밀접해 보수세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예상을 깨고 77.7%라는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같은 지역에서 이정현 후보는 17.5%로 비교적 낮았으며 유현주 후보는 4.8%를 기록했다. 

반면 국가산단이 위치한 금호동에서는 예상대로 이 후보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금호동에서 34%를 얻으며 광양지역 내에선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권 후보는 59.9%를 득표하며 60%를 넘지 못한 유일한 지역이었다. 산단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유세전을 벌였던 유 후보는 6.1%를 기록했다. 

20%가 넘는 유권자를 보유하며 선거전의 변수로 여겨진 순천시 해룡면도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이 지역에서 권향엽 당선인은 70.4%를 득표하면서 이정현 후보보다 3배 이상의 표 차이로 승리했다. 

압도적인 승리, 남은 과제는?

권 당선인이 ‘정권 심판’이라는 바람을 타고 70%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얻었지만 지역 내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는 과제로 남았다. 특히 광양지역은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당장 민주당 지역위원회를 수습하는 일이 급선무다. ‘원팀’으로 선거를 치렀다고 하지만 현역 의원과 경선을 치른 탓에 잡음이 들리지 않을 리가 없다. 이 과정에서 전·현직 의원들이 각자 다른 후보를 지지하면서 아직 2년이나 남은 지방선거 공천에 관한 이야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정인화 시장이나 일부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도 수면위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출마선언에서 ‘지역위원회 변화’를 외친 권 당선인이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린 지역 정치권을 진정한 ‘원팀’으로 결집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남 내 의대신설 문제도 시급한 상황이다. 전남 서부권에 박지원, 신정훈, 이개호 등 다선 의원들이 다수 포진한 가운데 비교적 여의도 정치 경력이 부족한 동부권 의원들과 어떤 방식으로 연대할지도 지켜볼 포인트다. 의대 신설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금뱃지를 단지 얼마되지 않은 이른 시간에 권 당선인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법안 처리도 권 당선인의 숙제 중 하나다. 초거대 야당이 구성된 가운데 ‘여순사건 특별법 개정안’이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등 지역 사회를 위한 법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봐야 한다. 아울러 권 당선인이 제시한 △광양제철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전남 동부권 통합물류센터 건립 △섬진강 유역 환경청 설립 등의 공약은 반드시 지역 사회와 연대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소통의 리더십을 얼마나 보여줄지도 관심사다.